롯데 최준용-구승민-김원중(왼쪽부터).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롯데는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ERA)이 5.3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았다. 팀 ERA 자체도 5.05로 7위에 그쳤지만, 구원진의 기록은 더욱 처참했다.
이는 경기 결과로도 나타났다. 롯데는 2024시즌 39번의 역전패로 리그에서 가장 많이 경기를 뒤집혔다. 5회까지 앞선 경기의 승률도 0.726으로 가장 낮았다. 7위까지 앞서던 경기도 11회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9패, 2무승부).
마무리 김원중(32)이 그나마 시즌 내내 중심을 지켜줬다. 그는 지난해 56경기에서 3승 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의 성적을 거뒀다. 보이는 기록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지만, 7월의 부진(ERA 11.05)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한 시즌을 잘 버텨줬다.
하지만 중간계투진은 꾸준히 활약한 선수가 드물었다. 시즌 초반에는 구승민(35)의 부진이 뼈아팠다. 4년 연속 20홀드(2020~2023년)를 기록하며 순항하던 그는 지난해 4월까지 21.94의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지며 2군으로 내려갔다. 그의 공백을 최준용(24)과 루키 전미르(20)가 채워줬지만, 두 선수 모두 6월 이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롯데 김상수. /사진=김진경 대기자 |
롯데 불펜진이 다시금 제 역할을 다하려면 결국 기존의 불펜 트리오인 최준용과 구승민, 김원중이 궤도에 올라야 한다. 구승민과 김원중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필승조로 활약한 가운데, 2021시즌부터 최준용이 1군 투수진에 자리를 잡으며 '최구김'의 시대가 시작됐다.
그해 구승민과 최준용은 각각 20홀드, 김원중은 35세이브를 따내면서 든든하게 7회부터 9회를 지켰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풀가동된 2021년 후반기 롯데는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8승 2무 1패(승률 0.947), 7회까지 리드하던 게임에서는 26승 1패(승률 0.963)로 철벽의 모습을 보여줬다.
구승민(왼쪽)과 김원중.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최준용과 구승민, 김원중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최준용은 "원중이 형이나 승민이 형이 항상 '우리 셋 중에 누구 하나만 빠져도 두 명은 죽는 거다. 아프지 말고 잘하자'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셋이서 각각 1이닝씩을 책임져야 하는데, 누군가 이탈하면 멀티이닝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전망은 밝다. FA(프리에이전트)로 풀렸던 구승민과 김원중이 모두 롯데와 재계약을 맺었고, 8월 초 어깨 관절 수술을 받은 최준용도 계획대로 재활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최준용은 "나부터 수술을 한 후 안 아프고 도움돼야 생각한다. 원중이 형이나 승민이 형도 FA를 했으니 마음의 짐도 덜고 하다 보면 그때(2021년 후반기)의 느낌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롯데 최준용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