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 안지원. /사진=김동윤 기자 |
박계원(55) 감독이 이끄는 부산고는 올해 탄탄한 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좌완 에이스 박준건(18), 프로 스카우트들이 입을 모아 타격폼을 칭찬한 2루수 최민제(18), 중학 시절부터 뛰어난 잠재력을 인정받은 우완 우명현(18), 콘택트가 좋은 유격수 이서준(18),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는 2학년 하현승(17) 등 전국대회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라 평가받는다.
그중에서도 올해부터 주장을 맡은 안지원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등록 기준 키 188㎝, 몸무게 75㎏의 안지원은 마치 학교 선배 손아섭(37·NC 다이노스)을 연상시키는 뛰어난 타격이 매력적인 선수다. 1학년부터 주전을 꿰찼고, 바로 그해 부산고에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안겼다. 안지원은 결승전 4타수 3안타 3타점을 포함해 대회 전체 타율 0.556(18타수 10안타) 9타점 9득점으로 최우수선수상 포함 4관왕(MVP, 타격상, 최다타점 상, 최다안타 상)에 올랐다.
2학년이 된 지난해에는 더욱 폼을 끌어올려 25경기 타율 0.421(95타수 40안타) 5홈런 31타점 24득점 10도루, 출루율 0.471 장타율 0.684 OPS(출루율+장타율) 1.155를 기록했다.
부산고 안지원(오른쪽)이 2023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 77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고 있다. |
부산고 그라운드. 외야 그라운드 왼쪽 너머에는 가정집들이 가깝게 붙어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최근 부산고에서 스타 뉴스와 만난 박계원 감독은 "(안)지원이는 공을 맞히는 데 다른 선수들이 따라올 수 없는 천부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다. 타석에서 공격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흔히 말하는 '공 보고 공 치기'가 가능하다. 아직 낮은 변화구가 왔을 때 하체가 무너지는 경향은 있는데 그러면서도 공은 또 맞힌다"고 칭찬했다.
이어 "특히 타구 속도가 프로 선수급이다. 학교 밖 가정집을 보면 창문이 깨질까봐 가장 바깥에 방충망을 설치해놨다. 그게 다 안지원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한번 치면 가정집 옥상으로도 쑥쑥 날아갈 정도로 타구 속도가 빠르다"고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프로 스카우트들의 시선도 비슷했다. 한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에 "안지원은 올해 외야 최대어에 속한다. 상위권 지명이 예상된다. 올해 야수 톱5에는 무조건 든다"며 "우타 거포형으로 어깨가 좋고 타격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아직 장타력을 기록적으로 많이 보여준 건 아닌데 워낙 힘이 좋아서 잠재력이 있다. 파워 면에서 올해 좌타자에 오시후(덕수고)가 있다면 우타자에는 안지원이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고 안지원. /사진=김동윤 기자 |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 역시 "안지원은 공을 맞히는 능력이 탁월하다. 좋은 손목 힘과 간결한 스윙에서 나오는 타구 속도가 매력적이다. 스윙 자체가 좋기 때문에 나중에 체격을 더 키우면 더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유망주 기준으로는 주력과 어깨가 평범하지만, KBO 기준으로는 좋은 편이다.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상위 라운드 지명이 예상된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충분히 좋은 성적과 긍정적인 외부 평가에도 안지원은 만족을 몰랐다. 후배 하현승의 말에 따르면 그날 방망이가 조금만 안 맞아도 혼자 따로 남아 만족할 때까지 훈련하는 향상심과 책임감이 강한 선수가 안지원이었다.
안지원은 "내 강점은 타격이다. 타구 속도가 빠르고 정타가 잘 나와서 안타 확률이 높다"면서도 "슬럼프에서 빨리 탈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수비에서는 공을 잘 보고 잘 던지는 모습이 조금 더 개선돼야 한다. 특히 기복이 없어지려면 하체가 잘 버텨주고 심리적인 안정감도 빠르게 찾아야 한다고 봐서 이 부분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부산고 3학년 안지원(왼쪽)과 2학년 하현승. /사진=김동윤 기자 |
롤모델은 같은 양정초, 부산고 선배인 손아섭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사직 야구장을 드나들었던 그는 손아섭과 같은 안타 기계가 되고 싶다. 안지원은 "롯데 시절 손아섭 선배를 가장 좋아했다. 나는 안타를 많이 치고 싶어 하는데 손아섭 선배님은 안타 생산 능력이 탁월하셔서 본받고 싶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올해 안 다치고 상위 라운드에 지명되는 게 목표다. KBO에 가면 KIA의 양현종, 삼성의 원태인 선수를 상대해보고 싶다. 두 분 모두 체인지업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체인지업이 궁금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올해는 주장과 중견수를 맡아 지난 2023년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다. 안지원은 "주장으로서 내가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후배도 따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면서 모범이 되려 한다"며 "최종적으로 5툴 플레이어가 목표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내가 '외야 톱'이라는 생각 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