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시절 김강민. /사진=SSG 랜더스 제공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2025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며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강민을 비롯해 NC 다이노스 감독을 역임한 이동욱(51), 강인권(53) 전 감독, 삼성 라이온즈를 이끌었던 허삼영(53) 전 감독이 새로 합류했다.
이들의 임무는 확실하다. 조계현 위원장을 중심으로 류지현(전 LG 감독) KBSN스포츠 해설위원과 정민철(전 한화 단장)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함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을 진두지휘할 감독을 선임하는 일이다.
종전 대표팀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현직 해설위원들에 최근까지 KBO 감독을 역임했던 3명의 감독, 나아가 작년까지 현역으로 뛰며 현장감이 살아 있는 김강민으로 다양하게 구성을 했다.
지난해 3월 이적 후 첫 SSG랜더스필드를 찾은 김강민이 친정팀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그러나 커리어 막판 예상치 못하게 스텝이 꼬였다.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SSG가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그의 이름을 제외한 것이다. 김강민과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으나 확실히 결론을 맺지 못한 상황에서 2차 드래프트에 돌입한 게 뼈아팠다. 팀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던 터이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타 팀에서 김강민을 쉽게 지명하지 못할 것이라는 안이한 판단이 화를 불렀다.
이후 한화는 4라운드에서 김강민을 지명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꿨던 김강민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한화행에 즉각 은퇴까지도 생각했지만 손혁 단장의 진정성 있는 설득에 결국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단돈 1억원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외야 자원을 품게 된 것이다.
SSG 팬들의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SSG에서만 23시즌을 뛰며 1919경기 타율 0.274(5364타수 1470안타) 138홈런 674타점 805득점 209도루를 기록했고 5차례나 팀의 우승을 견인했던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었다는 것에 분개했다.
2022년 한국시리즈 MVP로서 팀의 우승을 이끈 김강민(가운데)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
김강민의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졌다. 친구인 추신수 또한 은퇴를 선언했고 구단주 보좌역을 맡게 됐는데 김강민은 이와 달리 야구를 더 깊게 파고들기로 결정했다. 공부를 통해 후배들에게 더욱 쉽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이 담겨 있다.
그러던 차에 한국 야구를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열렸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국 야구는 3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고 내년 WBC에선 반드시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김강민이 그 초석이 될 감독 선임을 위해 발을 벗고 나선다.
KBO는 "전력강화위원회는 2026년 3월로 예정된 WBC를 앞두고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대표팀을 구성하고 한국야구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중·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논의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2023년 SSG 시절 김강민(왼쪽)과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