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사진=토트넘 SNS |
양민혁 토트넘 입단 기념 공식 포스터. /사진=토트넘 공식 SNS |
양민혁은 한국 축구 팬들의 큰 기대를 안고 토트넘에 합류했다. 다만 아직 1군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양민혁은 지난 16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 2024~25시즌 EPL 21라운드 원정 경기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채 결장했다.
양민혁으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유가 있다. 양민혁은 지난 9일 리버풀과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 1차전 명단에서 등번호 18번을 단 채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양민혁의 토트넘 데뷔전이 드디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교체 명단에 일단 이름을 올렸기에, 다음 경기 출전에 관한 기대감이 커진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양민혁은 지난 12일 열린 5부리그 소속의 탬워스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에서 출전 명단에도 아예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결장하고 말았다. 비교적 약체인 5부 리그 팀을 상대로 젊은 선발 라인업을 실험적으로 활용할 법했으나, 사령탑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실상 주전급 선수들에게 출장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토트넘은 아스날전에서도 오히려 양민혁보다 더 나이가 어린 2007년생 마이키 무어, 칼럼 올루세시, 2008년생 말라키 하디 등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물론 양민혁으로서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 명단에 포함된 게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영국 현지에서도 양민혁의 결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폴 오키프 기자는 지난 16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양민혁에 관한 팬들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양민혁이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영국 문화와 영국 축구에 적응 중"이라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아직 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팬이 '양민혁이 토트넘 21세 이하(U-21) 팀에서 뛸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오키프 기자는 "좋은 질문이다. 토트넘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 답했다.
토트넘 공격수 양민혁. /사진=뉴시스 |
훈련에 집중하는 양민혁. /사진=토트넘 SNS |
앞서 손흥민은 양민혁을 향해 "겁주려는 것은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이야기다"라고 전제한 뒤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이곳(EPL)은 어린 선수들이 매일 같이 기회를 잡고 싶어 한다. 많은 선수가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고 달려들 것"이라면서 냉혹하고도 치열한 주전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 예고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일단 양민혁보다 영국 무대에서 성장했던 유스 선수들을 더욱 중용하고 있다. 사실 양민혁이 영국으로 떠났던 지난 12월에는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토트넘의 공격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더벤,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주축 선수 8명이 부상으로 인해 이탈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당장 손흥민도 양민혁의 포지션 경쟁자다. 데얀 쿨루셉스키와 히샤를리송, 브레넌 존슨 등 쟁쟁한 동료들 사이에서 출장 기회를 엿봐야 한다. 무어 역시 출장 기회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로서는 양민혁보다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올 시즌 21경기를 치른 현재 7승 3무 11패(승점 24점)로 리그 14위에 자리하고 있다. 일단 리그 우승에서 사실상 멀어진 가운데, 중상위권 도약을 위해 치열한 경기를 벌일 전망이다. 리그 경기가 아니라면 유로파리그 출전도 노려볼 수 있다. 그렇지만 양민혁은 현재 유로파리그 선수 등록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출전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결국 양민혁이 토트넘 U-21 팀에서 뛰면서 현지 무대에 적응한 뒤 1군 데뷔전을 치르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과연 양민혁의 EPL 데뷔는 언제쯤 이뤄질 것인가.
양민혁(왼쪽)과 손흥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
토트넘 훈련장에서 몸을 푸는 양민혁. /사진=토트넘 공식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