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겸업' 오타니도 규정이닝 채웠는데... '괴물' 사사키, 100이닝 딱 2번 던지고 美 간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1.19 07:31
  • 글자크기조절
image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18일(한국시간) 사사키 로키와 LA 다저스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메이저리그(MLB)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일본의 괴물' 사사키 로키(24)가 마침내 빅리그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스태미나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관건이다.

사사키는 1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LA 다저스의 모자 사진과 함께 계약 소식을 알렸다. 그는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게 됐다"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야구 인생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 역시 같은 날 "다저스가 사사키를 영입했다"면서 "사사키의 계약금은 650만 달러(약 94억 8000만원)"라고 전했다. 아직 구단의 공식발표만 없을 뿐, 사실상 다저스 입단이 확정된 셈이다.

사사키는 "입단 기자회견에선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여기까지 지지해준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동안 사사키는 꾸준히 메이저리그 진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원소속팀 지바 롯데 마린스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 25세 미만의 일본 선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할 시, 마이너리그 계약만 맺을 수 있어 구단이 많은 돈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구단과 마찰을 빚었고, 1월 말에야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바 롯데가 2024시즌 종료 후 사사키의 포스팅을 허가하면서 걸림돌이 사라졌다. 지난달 10일 공시된 그는 해를 넘긴 후 마침내 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

image
사사키 로키의 NPB 통산 성적.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을 자랑하는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를 대표할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2019년 NPB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통산 64경기에서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2022년에는 4월 10일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서는 9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그해 29⅓이닝에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의 성적을 올린 후 이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선발됐다.

구위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디 애슬레틱은 "사사키가 야구계에서 최고의 오른팔 중 하나를 갖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고 주장했는데, 한 메이저리그 팀 관계자는 매체에 "사사키가 아직 완성품은 아니지만, 세상에 그보다 더 재능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다저스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직접 "사사키는 우리 우선순위다"고 얘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사사키의 발목을 잡는 문제가 있으니 바로 꾸준함이다. 사사키는 등판만 하면 투구 퀄리티는 보장된 선수지만, 한 시즌을 풀로 치러본 적이 없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프로 입단 첫해인 2020년에는 몸 관리 차원에서 1군 등판을 하지 않았고, 이후 3년 동안도 한 차례도 규정이닝(143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022년 20경기에서 129⅓이닝을 던진 게 그나마 최다 기록이었다.

2023년에는 평균자책점 1.78, 9이닝당 13.4탈삼진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보여줬으나, 단 91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111이닝을 기록하며 2년 만에 100이닝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이닝 수가 많지는 않다. 6월 8일 히로시마전 등판 이후 두 달 가까이 1군에서 사라졌던 적도 있다. 상체 피로와 손가락 문제 등 사유도 여러 가지였다.

image
사사키 로키. /AFPBBNews=뉴스1
이에 일본 현지에서는 사사키의 부상이 심각하거나, 아예 꾀병을 부리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매체 닛칸 겐다이는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가 아직도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는 건 눈에 띄는 진전이 없다는 것으로, 재활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바 롯데 출신 야구인은 매체에 "비시즌 빅리그 도전을 위해 어깨와 팔꿈치를 아끼고 있는 것 아닌가. 올해는 구속을 줄여가며 체력을 지켜왔는데도 2번이나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에 한 번꼴로 피로를 호소하는 건 너무하다"며 "사사키는 당장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을 것이다. 그러니 '무리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할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투수들은 적어도 한두 시즌 이상 풀타임 몬스터 시즌을 보여줬다. 심지어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마저 닛폰햄 시절 2번의 규정이닝 시즌을 보냈고, 2015년에는 160⅔이닝을 투구했다. 그렇기에 사사키의 건강에 관해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시선도 있다. 일본 매체 슈에이샤는 "사사키는 고교 3학년 때 12이닝 194구를 던진 적이 있다. 체력은 걱정 할 필요가 없다"며 "지바 롯데에서는 투구 수나 등판 간격에 대한 계약 사항이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image
사사키 로키. /사진=사사키 로키 SNS
기자 프로필
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양정웅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팩트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