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정부연기금,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반대

김혜림 기자 / 입력 : 2025.01.19 16:49
  • 글자크기조절
image
미국 최대 연기금 겸 기관투자자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이 고려아연 집중투표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힌 가운데,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연기금도 집중투표제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물론, 글로벌 연기금들 간 집중투표제에 대한 입장 차이가 반반으로 나뉨에 따라, 집중투표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왔던 재계는 물론, 기타 국내 기관투자자들 및 일반 주주들의 투표 결과가 23일 임시주총에서 어떻게 나오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은행 투자 관리(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이하 NBIM)는 한국시간 18일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공개했다.

NBIM은 집중투표제 뿐만 아니라 이사수 19명 제한에 대해서도 반대했으며,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회 후보 14명 전원에 대해서만 찬성표를 던졌다. 고려아연 측 추천 후보 전원에 대해서 반대했다.

NBIM은 집중투표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히며, "주주들에게 책임을 지는 효과적인 이사회 구성을 위해, 확고한(robust) 후보 지명 및 선출 과정을 가져야 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NBIM은 특히 현 고려아연 이사회는 물론, 경영진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다.

NBIM은 "이사회가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주주 제안을 회피하려고 했는지, 주주들의 승인 없이 주주의 권리를 제한했는지 등에 대해서 고려한다"며 MBK·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회 후보 14명 전원에 대해서만 찬성함으로써, 현 고려아연 이사회가 주주들의 이익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NBIM의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사회가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주주는 이사회에 변화를 추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 바, NBIM이 비록 원론적으로는 집중투표제와 이사수 제한에 따르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결권 행사에서는 현 이사회의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 위반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NBIM은 또한 "만족스럽지 못한 재무 및 전략적 성과, 잘못된 리스크 관리, 주주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대우, 회사 운영으로 인한 바람직하지 않은 환경적 또는 사회적 결과를 고려한다"는 이유를 들며, 고려아연 측 추천 후보 전원에 대해서 반대하고, 최윤범 회장 및 현 경영진들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주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대우(unacceptable treatment)'라고 한 것은, 최윤범 회장이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연이어 일반공모유상증자를 시도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남부지검에 고발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이해된다.

1996년 처음으로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출자를 받은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은 현재 20조 크로네(약 2549조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로, 전세계 모든 상장사 지분의 1.5%를 갖고 있을 만큼 큰 규모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자국 앞바다에서 발견된 해상유전에서 번 돈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기금을 마련했고, NBIM에게 기금 운용을 맡기고 있다. NBIM 은 70개국의 약 9,000개 기업에 투자하는 장기 투자자로서, 환경 및 사회적 문제를 고려함을 물론, 투자의 수익성과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일치하는 것에 집중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