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위기→60홀드 필승조' 반전 만든 LG 노하우, 3년간 10이닝도 못 던진 방출생도 되살릴까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1.2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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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LG 트윈스 선수단 신년인사회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심창민이 시무식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김진경 대기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홈구장으로 쓰는 잠실야구장은 투수들에게 있어 한 번쯤 뛰어보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

KBO 리그의 대표적인 투수 친화적인 구장인 덕분에 잠실 마운드에만 올라도 심리적으로 안정된다는 투수가 수도 없이 많다.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에서 뛰었거나 오랜 부진에 시달린 투수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방출 후 입단 테스트를 통해 LG로 이적한 심창민(31)도 그런 선수 중 하나다. 심창민은 이달 초 열린 LG 신년 인사회에서 "NC로 이적했을 때랑은 확실히 다르다. 그때는 트레이드로 간 것이었고 이번에는 방출 선수였다가 입단해서 좋은 것도 있겠지만, 팀 분위기가 낯설지 않고 좋았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훈련하면서 나랑 좀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때 삼성 라이온즈의 왕조 시절을 상징했던 심창민은 최근 몇 년간 굴곡진 커리어를 보냈다. 동삼초-경남중-경남고를 졸업한 심창민은 2011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입단했다. 1군 데뷔 시즌인 2012년 37경기 2승 2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83으로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이후에도 2014년을 제외하고 2018년까지 매년 50이닝을 소화하는 등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태극마크도 달았다.

그러나 2018시즌 종료 후 국군체육부대(상무)를 다녀온 후 커리어가 크게 꺾였다. 좀처럼 직구 구위가 올라오지 못했고 2021시즌 종료 후에는 끝내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돼 삼성 생활을 마무리했다. NC에서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3년간 1군에서 10이닝도 못 던졌고(16경기 9⅔이닝), 그나마 2024년에는 단 한 경기도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때의 부진에 심창민은 "내 밸런스가 조금 독특한 편이다. 삼성에서는 내 스타일을 알고 있으니까 하던 대로 던졌다. 하지만 NC 이적해서는 어느 정도 내 고유의 무언가를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접근했는데 잘 안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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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진성.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어 "생활 환경이 바뀌며 혼란도 오고 포수에게 못 던지고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나랑 안 맞게 더 강하게 던지려는 압박감이 있었다. 또 NC는 데이터를 많이 쓰는 팀이고 나도 데이터를 좋아하는데 착각한 것이 있었다. 선수로서 내 고유의 감각이 먼저고 데이터는 뒷순위가 돼야 하는데 변하는 시대에 따라 데이터를 앞세웠다. 그러다 보니 내 고유의 무너지고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NC에서 나온 뒤 잠시 데이터를 내려놓고 본연의 감각에만 집중한 결과, 어느 정도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것이 심창민의 설명이다. 그 과정에서 6kg가량 체중 감량에도 성공해 전성기적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비슷한 과정을 거쳐 LG에서 반전을 만든 김진성(40)의 사례는 심창민이 참고할 만하다. 김진성은 심창민이 NC로 옮긴 그 시기에 NC에서 방출돼 은퇴 위기에 놓였다. 그 역시 입단 테스트 후 LG에 입단했고 이는 김진성과 LG 양쪽에 최고의 선택이 됐다.

김진성은 LG 입단 첫해부터 67경기(58이닝)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하더니 2023년에는 80경기 5승 1패 2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18, 70⅓이닝 69탈삼진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이후로도 필승조로 활약하며 LG에서 3년간 70홀드를 쌓아 올려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드넓은 잠실야구장이 떨어진 구위의 약점을 가려줬고 직구-포크 구종의 단순화로 강점만 더 키울 수 있었다.

한때 방출 위기의 김진성을 리그 최고의 필승조로 탈바꿈시킨 LG의 노하우가 심창민도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여느 방출생이 그렇듯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심창민도 100% 준비가 돼 있다. 심창민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올해 잘해서 FA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보단 후회 없이 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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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심창민.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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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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