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LAD 전설 커쇼, 이대로 등 떠밀려 은퇴하나... 日 165㎞ 괴물 합류에 자리가 없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1.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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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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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장강의 뒤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고 했던가. 미국 메이저리그(ML)와 LA 다저스의 전설적인 투수 클레이튼 커쇼(36)가 일본에서 밀려온 새로운 물결에 어느샌가 은퇴 기로에 섰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9일(한국시간) 최근 다저스의 사사키 영입으로 인한 여파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메이저리그 자유계약(FA) 선수 시장에 있어 "다저스에서의 커쇼의 시간은 끝났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다저스 구단은 앞선 18일 계약금 650만 달러(약 95억 원)에 사사키를 영입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사사키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나중에 야구 인생을 마치고 뒤를 돌아봤을 때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며 그 사실을 확인해 줬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64경기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 394⅔이닝 88볼넷 505탈삼진을 기록한 우완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평균 시속 159㎞, 최고 165㎞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을 주 무기로 리그 에이스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다저스는 초호화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31)를 10년 7억 달러(약 1조 217억 원), 야마모토 요시노부(27)를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743억 원), 타일러 글래스노우(32)를 4년 1억 1500만 달러(약 1678억 원)에 영입해 이미 초호화 선발진을 자랑했던 다저스는 이번 겨울에는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32)을 5년 1억 8200만 달러(약 2656억 원)에 FA 계약하고 사사키를 국제 계약으로 데려오면서 5선발까지 전원 사이영상 잠재력을 지닌 투수들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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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18일(한국시간) 사사키 로키와 LA 다저스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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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타니 쇼헤이, 블레이크 스넬,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 사사키 로키. /AFPBBNews=뉴스1, 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2023년 9월 커리어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오타니가 천천히 합류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는 더스틴 메이(28), 바비 밀러(26), 토니 곤솔린(31) 등 후보군이 쟁쟁해 빈틈이 없다. 메이와 밀러는 최고 시속 162㎞의 빠른 공을 던지는 강속구 우완 투수들로 다른 팀이었던 1선발 기회를 받을 정도로 잠재력이 높다. 곤솔린은 이미 단일시즌 16승 경력이 있는 우완 투수로 2023년 8월 토미 존 수술 후 올 시즌 복귀를 앞두고 있다.

워낙 쟁쟁한 투수들이 있는 탓에 커쇼의 존재가 잠시 잊혔다. 다저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사이영상 3회 수상자인 커쇼는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잦은 부상으로 차츰 존재감을 잃어갔다. 2017년 이후 사이영상 후보에서 멀어졌고 2019년 이후에는 한 시즌 140이닝 소화도 버거워졌다.

그 탓에 장기계약이 아닌 단년 계약으로 매년 커리어를 이어 나가는 신세가 됐다. 지난해도 2023년 받은 어깨 수술 탓에 1년 최대 1200만 달러(약 175억 원)의 초라한 계약을 맺고 말았다. 복귀 후에도 7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50, 30인이 24탈삼진으로 평범한 성적을 남겼고, 그마저도 뼈 돌기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MLB.com은 "이제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는 야마모토, 스넬, 사사키, 오타니, 글래스노우가 출전하며 곤솔린, 메이, 랜던 낵, 에밋 시한 등이 대기하고 있다. 우리 모두 커쇼가 언젠가 다저스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선발 투수로 등판할 그에게 과연 남은 자리가 있을까"라고 냉정한 현실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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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가 지난해 열린 LA 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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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만약 커쇼가 재계약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은퇴할 가능성이 충분해 다저스 입장에서도 고민이 크다. 커쇼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후 기념행사에서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려왔다. 내가 다른 팀에 있는 걸 상상할 수 없고, 이 팀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며 "이번 우승에 아무것도 기여한 게 없지만, 지금 여러분들과 함께 기뻐할 수 있다는 게 세상에서 제일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평생 다저스와 함께하겠습니다"라며 사실상 종신 다저스 선언을 해 감동을 안겼다.

유서 깊은 다저스 역사에서도 커쇼는 특별한 존재다.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7번으로 다저스에 입단한 커쇼는 2008년 만 20세의 나이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17시즌 동안 통산 432경기에 출전해 212승 94패 평균자책점 2.50, 2742⅔이닝 2968탈삼진의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커쇼와 함께한 17시즌 동안 다저스는 8년 연속을 포함해 총 13번의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14번의 포스트시즌에서 4번의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과 2024년에는 월드시리즈까지 제패했다.

다저스가 사이영상 최다 배출 구단이 되는 공신 중 하나이기도 했다. 2011년 첫 수상을 시작으로 2013년과 2014년에 2연속 사이영상을 받았고 그중 2014년은 투수 트리플크라운으로 정규시즌 MVP의 영예도 안았다. 이후 사이영상을 추가하지 못했으나, 투수 골드글러브 1회, 평균자책점 1위 5회, 로베르토 클레멘테 상 수상 등 굵직한 커리어를 남겨 당장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 첫 턴 입성이 유력한 전설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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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오른쪽)가 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트로피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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