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 23세 여동생 군 입대 눈물 펑펑" 이승엽도 인정 "오빠가 꼭 잘 돼서 시구자로 초대할게" 평생 한 번 기회가 왔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5.01.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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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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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여동생 둘이 있다. 그중 한 여동생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사관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날, 오빠는 뜨거운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제 그런 동생에게 자랑스러운 오빠가 되겠다고 다짐한 주인공. 두산 베어스의 내야수 오명진(24)이다. 과연 오명진이 올 시즌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것인가. 동기 부여는 이미 충분하다.

두산은 올 시즌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베테랑 주전 유격수였던 김재호가 현역 은퇴를 선언하며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또 주전 3루수였던 허경민이 KT 위즈와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생애 2번째 FA 계약을 맺으며 팀을 떠났다.


이들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무한 경쟁이 펼쳐진다. 일단 강승호가 3루수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는 가운데, 유격수와 2루수 자리를 놓고 쟁쟁한 주인공들이 도전장을 내민다. 이유찬과 박계범, 박준영, 박지훈, 여동건, 박준순, 그리고 마찬가지로 사령탑인 이승엽 감독이 직접 이름을 언급한 1명. 바로 오명진이다.

대전신흥초-한밭중-세광고를 졸업한 오명진은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은 5000만원. 1군 경력은 많지 않다. 입단 첫해인 2020시즌 5경기, 2021시즌 2경기에 각각 출전한 오명진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2024년에 복귀해 2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꾸준하게 출전했다. 2020시즌에는 72경기에서 타율 0.285(277타수 79안타), 26타점 45득점, 2루타 13개, 3루타 1개, 39볼넷 50삼진 5도루(9실패) 장타율 0.339, 출루율 0.371의 성적을 거뒀다. 2021시즌에는 71경기를 뛰면서 타율 0.260(246타수 64안타) 28타점 38득점, 4홈런 2루타 9개, 3루타 5개, 28볼넷 42삼진, 12도루(9실패) 장타율 0.386 출루율 0.338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2022년 16경기에서 타율 0.267(30타수 8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한 오명진. 군 제대 후 지난 시즌에는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타율 0.318(277타수 88안타) 43타점 43득점, 4홈런, 2루타 14개, 3루타 9개, 5도루(1실패) 41볼넷, 5몸에 맞는 볼, 53탈삼진 장타율 0.477 출루율 0.414를 마크했다. 2024년 퓨처스리그 전체 타율 및 최다 안타 3위, 3루타 부문 1위, 출루율 2위, 장타율 6위의 성적을 낸 오명진이었다.

오명진도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올해 진짜 거의 평생에 한 번 있을 정도의 엄청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기대도 되고 자신감도 있다. 그래도 들뜨지 않고 평소와 똑같은 마음으로 잔잔하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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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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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겨울 누구보다 성실하게 야구장에 출근해 훈련해 구슬땀을 흘렸다. 두산 관계자는 "가장 야구장에 먼저 나와 늦게 퇴근하는 선수가 오명진"이라고 했다. 이영수 타격 코치도 "오명진보다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는 없다"고 말할 정도. 오명진은 "(강)승호 형이 시즌 끝나고 같이 운동해보자고 해서 함께 하고 있다. 밥도 많이 사주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줘 큰 도움이 된다"면서 "이영수 코치님한테 늘 '열심히 한다'고 인사를 드리니까, '언제는 네가 열심히 안 한 적이 있냐. 그리고 지금 너보다 여기서 열심히 하는 사람 있냐? 없다. 그냥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더욱 차분하게 오버하지 않고 훈련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승엽 감독은 오명진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오명진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에서 만났을 때 '타격에서 2등(2024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 2위) 했다며'라고 물으셨다. 제가 치는 모습을 보시더니 잘 치겠다고 말씀해주셨다. '계속 감을 유지해서 2025년에 좋은 기회가 있으니까, 한 번 잘해보라'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강점과 주 포지션에 대해 "공격이 더 강점이긴 한데, 엑스트라 수비 훈련을 자청하며 계속 뛰었다. 그러면서 수비도 많이 잡힌 것 같다. 어느 포지션이든 맡겨 주시면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가장 자신 있는 건 많은 이닝을 소화한 2루 포지션"이라 답했다. 두산으로서는 이번 겨울 함께 뛴 강승호가 3루, 오명진이 2루 자리를 완벽하게 꿰찬다면 그야말로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오명진은 여동생이 둘 있다. 첫째 여동생은 23살, 막내는 14살. 최근 오명진의 첫째 여동생이 경북 영천의 육군3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오명진은 그런 여동생을 보며 펑펑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그는 "제가 진짜 엄청나게 사랑하는 여동생 두 명이다. 첫째 여동생은 중학교 때부터 늘 장교가 되고 싶어 했다. 그래서 갔는데, 막상 떠나니까 너무 슬프더라. 다음날 눈이 부을 정도로, 정말 많이 울었다. 제게 편지를 줬는데 '자랑스러운 동생이 되겠다'고 쓰여 있어서 또 울컥했다. 사실 제가 지금 무언가 내세울 만한 위치는 아닌데, 여동생을 보면서 동기 부여를 얻은 것 같다. 동생도 멋진 일을 하니까, 저도 동생만큼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심을 표현했다.

"지난해 1군에 잠깐 올라왔을 때 (두 동생이) 야구장에 왔는데 정말 좋아하더라. 제가 1군에 오래 있지 못해 아쉽고 미안했다. 이제는 당당히 잘하고 싶다. 제가 잘 돼서 너무 아끼는 동생들을 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라 말한 오명진. 하나의 작은 소망이 있으니, 여동생이 언젠가 육군 제복을 입고 야구장에서 시구하는 것이다. 오명진은 "안 그래도 여동생이 편지를 쓰고 갔는데, '내 의무 복무 기간이 6년이니까 그 안에 꼭 잘 돼서 나를 시구자로 초대해달라' 하더라. 그래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확실히 올해 자리를 잡아 두산의 주전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차 굳은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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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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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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