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 (故) 송재림의 유작이 된 영화 '폭락'이 독립예술영화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20일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폭락'은 19일까지 누적관객수 1만 828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극장에 관객이 없는 상황이지만 개봉 5일 만에 1만 8천 관객을 넘어서며 독립예술영화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다.
송재림의 유작인 영화 '폭락'은 국내에서만 피해자 28만 명, 피해 금액으로 50조 원이 넘는 루나 코인 폭락 사태를 모티브로 주인공의 학생 시절부터 사업가가 된 뒤 점차 괴물로 변해 가는 과정을 엄마, 동아리 선배와 동료, 투자자 등 주변 인물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연출을 맡은 현해리 감독은 "사기를 친 사람, 믿은 사람, 그리고 이를 투과해 주지 못한 시스템 중 무엇이 문제인지를 묻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송재림 배우는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 천재 사업가 양도현 역을 맡아 성공과 실패가 동시에 있는 인물의 거대한 붕괴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역할을 위해 15kg이나 증량한 안우연과 사업가의 서늘한 이면을 완벽하게 그려낸 민성욱이 주인공의 일대기에 함께하며 실감나는 열연을 펼쳤다. 여기에 양도현의 욕망을 부추기는 두 여성 캐릭터인 엄마와 선배 역의 소희정과 차정원 역시 색다른 면모를 과시해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영화는 가상자산 시장의 허상과 법적 공백이 예고 없이 무너지는 순간의 현실적인 모습에 집중해 몰입감을 높이는 범죄 드라마를 선보였다.
'폭락'이 독립예술영화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고 송재림에 대한 안타까움도 다시 생긴다. 누구보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이 사랑 받는 것을 좋아했을 송재림의 모습이 떠오르며 아쉬워진다.
/사진='폭락' |
앞서 '폭락'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진행 된 기자간담회에는 현해리 감독과 민성욱, 안우연, 소희정, 차정원 배우가 참석해 고 송재림을 추억했다.
현해리 감독은 송재림 배우 캐스팅에 대해 "주식과 코인에 대해 매우 해박하셨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아이디어도 많이 주시고 너무 따뜻한 사람"이라고 했다. 민성욱 배우는 "차가운 이미지와는 달리 연기에 매우 진심인 친구다. 마지막 장면 속 눈빛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며 "감탄하면서 찍었고 '폭락'이 송재림 배우 최고의 작품 같다. 많이 보고 싶다"며 양도현을 연기했던 송재림 배우를 떠올렸다.
고 송재림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한 안우연 배우는 "형이랑은 촬영 끝나고 서로의 집에 자주 놀러갈 정도로 친해졌다. 첫 촬영 때 애드리브를 주고 받을 정도로 연기적으로도 잘 맞는 배우였다. 감사히 재밌게 촬영했던 기억밖에 없다"며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고 형을 위해 최선을 다해 '폭락'을 홍보하고 싶다" 는 진심을 전했다.
이후 현해리 감독과 배우들은 송재림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