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부터 욕설까지..'검은 수녀들', 송혜교의 변신엔 끝이 없다 [종합]

메가박스 코엑스=김나연 기자 / 입력 : 2025.01.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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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혜교가 14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점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1.14 /사진=이동훈 photoguy@
시작부터 강렬하고, 끝까지 한눈팔지 않는다. 어둠의 길을 올곧게 나아가는 영화 '검은 수녀들'이 베일을 벗었다.

20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권혁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검은 사제들'(2015)의 두 번째 이야기로, 구마 사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수녀들이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차별화된 설정으로 관심을 모은다.

권혁재 감독은 "'검은 사제들'을 만든 영화사 집에서 오래 기획하고, 시나리오 작업을 해왔다. 저도 대본을 받아봤을 때 휩쓸리듯이 읽었던 기억이 강렬했다. 결말에서 오는 여운도 대단했고, 온전히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좋은 배우, 훌륭한 스태프들과 대본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 속 캐릭터들의 연대 의식이 뭉클하고 좋았다. 구마 의식을 연출할 때 특유의 리듬감, 배우들의 에너지가 팽팽하게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훌륭한 스태프, 배우들이 있어야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나온 것 같고, 최대한 그 부분에 충실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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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진욱, 송혜교, 전여빈, 문우진이 14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점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1.14 /사진=이동훈 photoguy@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수녀와 의심과 호기심을 품고 이를 따르는 수녀, 구마를 반대하는 신부까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한 인물들의 각기 다른 선택이 극을 이끈다.

위험에 처한 소년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수녀 '유니아' 역은 송혜교가 맡았다. 송혜교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 이후 '검은 수녀들'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그는 "인연이 닿았던 작품"이라며 "'더 글로리'를 끝내고 나서 다시 사랑 이야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장르물 위주로 보면서 고르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검은 수녀들'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힘든 도전이겠지만, 이 작품을 하면 저도 몰랐던 저의 표정이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나라면 유니아 수녀처럼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수녀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저는 수녀님으로 살 수 없을 것 같다.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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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혜교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20 /사진=이동훈 photoguy@
특히 욕설부터 흡연까지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송혜교는 "비흡연자라 고민을 많이 했는데 유니아 수녀 캐릭터만 생각하면 꼭 필요한 부분이더라. 영화 들어가기 전부터 6개월 전부터 담배를 연습했고, 첫신이 흡연부터 시작하니까 거짓말로 담배를 피우고 싶진 않았다. 영화 찍는 동안 연기 연습도 많이 했지만, 흡연 연습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대로 유니아 수녀만 생각했을 때는 악령에 씌인 한 아이를 살린다는 생각으로 했지만, '나라면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이 꽤 오래갔는데 감독님, (전) 여빈 씨와 대화를 많이 하면서 '수녀라면 그렇게 할 거야'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권혁재 감독은 영화의 후반부에 대해 "'검은 수녀들' 대본을 읽고 엔딩 부분이 크게 울림이 왔다. 한 인간이 절실한 마음으로 한 소년을 지키고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숭고함에 대한 울림이 있었고, 게다가 송혜교라는 배우가 이걸 한다고 했을 때 잘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시나리오에 충실히 하려고 했고, 그 부분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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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여빈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20 /사진=이동훈 photoguy@
전여빈은 저돌적인 성격의 '유니아' 수녀를 경계하지만, 점차 마음을 열고 '희준'(문우진 분)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태기로 하는 '미카엘라' 수녀를 연기했다. 그는 "'미카엘라'는 대사로 본인을 설명하기보다는 주변 상황을 바라보는 리액션이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을 했다. 연기가 액션, 리액션의 향연이라 리액션이 중요하지 않은 연기는 없지만 '미카엘라'는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서 집중하려고 했는데 처음 영화 본 저로서는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참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전여빈은 캐릭터에 대해 "'유니아'에 대한 반발심으로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이건 단순히 여성 간의 연대 의식이 아니라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더 큰 신념인 것 같다. 이 과정에 있어서 바오로 신부님의 새로운 결심도 필요했다.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걸음과 도움을 느꼈다. 이게 영화 안에서 잘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표현된 것 같아서 좋았다"고 했다.

이어 "배우로서 현장에서 혜교 선배님을 바라보는 게 즐거웠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행동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 영화 속 '미카엘라'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송혜교 또한 "연기를 하면서 여빈 씨와 제가 행복한 기억이 많다. 영화 내용은 그리 행복하지 않지만, 같이 작품을 만들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모습과 영화 속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며 "두 여성이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지고 있다가 하나 되는 과정을 연기하면서 너무 어렵긴 했지만, 즐거웠다. 연기를 하면서도 서로가 개인적으로도 가까워지는 느낌이 드니까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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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진욱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20 /사진=이동훈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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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우진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20 /사진=이동훈 photoguy@
이진욱은 고통받는 소년을 의학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바오로' 신부를 연기했고, 문우진이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악령에 고통받는 소년 '희준'을 맡아 강렬한 변신을 꾀했다. 그는 "저는 피해 끼치지 않고, 연기만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앞으로 영화를 관객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기대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악령부터 소년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를 펼쳐야 했던 문우진은 "대사에 욕설이 많아서 연기에 임했을 때는 영화의 한 장면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고, 침을 뱉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노심초사하면서 찍었다. 진짜 뱉어야 하나. 생각하다가 결국 좀 사리게 됐는데 그런 부분이 걱정이자 고민이었다"며 "이런 연기 하다 보면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연기 들어가기 전과 후 상담을 한 번씩 받게 해주셨는데 저는 연기하고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장에서 워낙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즐거웠던 현장이었기 때문에 트라우마는 전혀 없었다. 무사히 영화 잘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검은 수녀들'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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