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녀들' 송혜교, 담배 물었다..오컬트 택한 용기와 진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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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기자 / 입력 : 2025.01.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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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 사진=영화 스틸컷
시작부터 강렬하다. 담배를 물고, 심기일전하는 송혜교의 결의에 찬 눈빛에서 '검은 수녀들'이 나아가고자 하는 확실한 방향이 보인다. 데뷔 28년 차 송혜교는 아직도 대중에게 보여줄 새로운 얼굴이 있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검은 사제들'(2015)의 두 번째 이야기로, 구마 사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수녀들이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차별화된 설정으로 관심을 모은다.


위험에 처한 소년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수녀 '유니아' 역은 송혜교가 맡았다. 교단과 주변의 반대에도 굽히지 않는 기질의 '유니아'는 '구마'에 정식 자격을 가진 신부가 아님에도 오로지 소년을 살리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기꺼이 불길에 뛰어든다.

단언컨대, 우리가 그동안 본 적 없는 수녀 캐릭터다. 극 초반부터 담배를 피우는 그의 얼굴이 스크린 가득 차고, 자신의 길을 막고, 의심하는 자들에게는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검은 수녀들' 속 쉽지 않을 것 같은 구마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게 되는 것은 서사의 중심에서 굳건히 나아가는 '유니아' 수녀의 존재 때문이고, 이를 완성한 송혜교의 연기 덕분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오랜 시간 복수 하나만을 위해 버텨온 '문동은' 역을 맡아 강렬한 캐릭터 변신으로 호평받은 송혜교는 오컬트 장르인 '검은 수녀들'로 돌아왔다. 주로 로맨스물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던 송혜교가 연이은 장르물을 선택한 것.


그는 "'검은 수녀들'은 인연이 닿았던 작품"이라며 "'더 글로리'를 끝내고 나서 다시 사랑 이야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장르물 위주로 보면서 고르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검은 수녀들'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힘든 도전이겠지만, 이 작품을 하면 저도 몰랐던 저의 표정이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송혜교의 예상과 선택은 그대로 적중했다. 오롯이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더 글로리'와 결을 같이 하지만, 쉴 새 없이 기도문을 외우고, 악령과 맞서싸우는 모습에서 그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 속 스산하고 서늘한 분위기와 송혜교의 표정이 적절히 어우러져 '검은 수녀들'을 풍성하게 채운다.

특히 신념을 위한 희생으로, 악을 품고 나아가는 송혜교의 얼굴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각 캐릭터의 연대 의식이 빛나는 '검은 수녀들'에서 송혜교와 '미카엘라' 수녀 역의 전여빈의 놀라운 케미 또한 관전 포인트다.

비흡연자였던 송혜교는 '유니아' 수녀 역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6개월 전부터 흡연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거짓 연기는 하기 싫었다"는 송혜교의 진심이 녹아있는 '검은 수녀들'이다. 오는 24일 개봉. 러닝타임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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