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녀들' 문우진, 소년과 악령 사이..박소담이 준 강렬함 그 이상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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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기자 / 입력 : 2025.01.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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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 사진=영화 스틸컷
'검은 사제들'에 박소담이 있다면, '검은 수녀들'에는 문우진이 있다. 순수한 소년부터 악령이 깃든 얼굴까지, 연기력은 나이와 경력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문우진이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검은 사제들'(2015)의 두 번째 이야기로, 구마 사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수녀들이 금지된 의식에 나선다는 차별화된 설정으로 관심을 모은다.


문우진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의문의 고통에 시달리는 소년 '희준' 역을 맡았다. '희준'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이상 증세로 인해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버린 지 오래다. 자기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끝날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그마저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 차례 구마 의식도 치렀지만 오히려 몸 깊숙이 숨어버린 악령으로 인해 더 큰 위험에 처했고, "그냥 죽여달라"고 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처럼 느낀다. 그러나 자기를 포기하지 않고, 끌어안는 두 수녀와 함께 운명에 맞서는 여정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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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녀들 / 사진=영화 스틸컷
10년 전, '검은 사제들'에 등장한 박소담은 삭발부터 개성 짙은 연기로, 관객들에게 자기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박소담의 존재감 탓에 부담이 됐을 만도 하지만, 문우진은 박소담과는 비슷하지만,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가며 자기만의 연기를 펼친다.


문우진은 '유니아' 역의 송혜교에게 거침 없는 욕설과 침을 내뱉기도 한다. 이렇듯 송혜교, 전여빈과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에너지로, '검은 수녀들'의 시작과 끝을 채운다. 여기에 소년과 악령의 자아를 오가며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대사량을 보고 있자면, 배우 문우진이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문우진과 호흡을 맞춘 송혜교는 "함께 연기하며 깜짝 놀란 적이 많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런 걸 소화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 놀랍다. 같이 눈 보고 연기하면서 짜릿했던 적이 정말 많았고, 우진 군이 너무 연기를 잘해서 저도 모르게 칭찬한 적이 너무 많다. '너 너무 멋있다', '연기 너무 잘한다'라는 말이 생각하고 말한 게 아니라 저도 모르게 나온 거다. 너무 훌륭하게 잘 소화했다"고 칭찬한 바 있는데, '검은 수녀들'을 보면 그의 칭찬이 십분 이해될 터다.

다만, 한국어와 라틴어를 오가는 만큼 대사가 잘 들리지 않아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구간은 있다. 배경음과 효과음, 목소리 변조 과정에서 대사가 불명확하게 전달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문우진이 남긴 강렬한 잔상이 지워질 정도는 아니다.

'검은 수녀들'은 다양한 작품에서 '아역'으로 활동해 온 문우진의 성장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 개봉. 러닝타임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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