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앤서니 산탄데르 영입 소식을 알리고 있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
토론토 구단은 21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올스타와 실버슬러거 출신의 앤서니 산탄데르와 5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에 따르면 산탄데르는 5년 9250만 달러 계약이 보장된다고 한다. 3년 차 이후 옵트아웃이 가능하며, 토론토가 2030년 구단 옵션을 행사하면 6년 1억 1000만 달러까지 규모가 커진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지난 2017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산탄데르는 통산 746경기에서 타율 0.246(2830타수 695안타), 155홈런 435타점 383득점, OPS 0.776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155경기에서 타율 0.235 44홈런 102타점 OPS 0.814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58홈런)에 이어 리그 홈런 2위에 올랐다. 생애 첫 올스타와 실버슬러거를 차지했고,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도 14위에 위치했다.
산탄데르는 전반적으로 파워에 특화된 선수다. 2019년 20홈런을 시작으로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렸고, 특히 2022년 이후로는 30홈런 이상 때려낼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났다. 콘택트 능력은 눈에 띄지 않지만, 점차 볼넷 비율이 늘어나는 등 개선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파워 말고는 팀에 기여할 부분이 적지만, 토론토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감지덕지다. MLB트레이드루머스에 따르면 지난해 토론토는 팀 wRC+ 101(100이 평균)을 기록하며 평균 수준의 공격력을 보였지만, 홈런은 156개로 최저 5위에 불과했다. 팀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30홈런) 단 한 명이었다. 그동안 팀 타선에서 큰 역할을 해줬던 조지 스프링어나 보 비솃은 모두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앤서니 산탄데르. /AFPBBNews=뉴스1 |
토론토는 지난 시즌 74승 88패(승률 0.457)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 1위 뉴욕 양키스와는 20경기 차로 벌어졌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5할 승률에 단 1승이 모자랐던(35승 36패) 토론토는 7연패 이후 본격적으로 추락했다. 결국 7월 트레이드 마감기한에 기쿠치 유세이, 케빈 키어마이어, 저스틴 터너, 대니 잰슨 등을 모두 팔아치우며 백기를 들었다.
2020년 이후 4년 연속 5할 이상의 승률과 3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는 등 신흥 강자로 등극한 토론토였기에 더욱 뼈아픈 결과였다. 그동안 토론토는 시장에서 과감한 영입을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선발진에서 약점이 보인 2019시즌 이후 류현진(현 한화)에게 4년 8000만 달러라는, 당시 팀 역사상 투수 FA 최고액 계약을 안겨주며 에이스를 보강했다.
이어 2021시즌을 앞두고는 조지 스프링어와 6년 1억 5000만 달러에 계약했고, 2022년에는 호세 베리오스(7년 1억 3100만 달러)와 케빈 가우스먼(5년 1억 1000만 달러)에게도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안겨줬다. 이후 토론토는 FA 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하며 매번 유력 영입후보로 떠올랐다.
토론토 시절의 류현진. /AFPBBNews=뉴스1 |
이후로도 토론토의 FA 영입 실패 잔혹사는 이어졌다. 올겨울에도 FA 최대어인 후안 소토에게 6억 달러 이상을 제시한 5팀 중 하나로 토론토가 꼽혔는데, 소토는 15년 7억 6500만 달러를 제시한 뉴욕 메츠에 입단했다. 가장 최근에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시도했던 '일본의 괴물' 사사키 로키를 데려오려 했지만, 이번에도 다저스가 우위에 있었다.
이에 현지에서는 마크 샤파이로 사장과 앳킨스 단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고 있었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선은 최근 "토론토는 팀이 무너지기 전에 사장과 단장을 경질해야 한다"며 "올해가 FA 시장 패배의 원흉인 샤파이로와 앳킨스의 마지막이 아니었나"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어 "2024시즌의 악몽, 이전 2시즌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 2번의 부끄러운 오프시즌 등을 거치며 이렇게 됐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1년 전에는 야구계의 유니콘 오타니 영입전에 나선 것처럼 이번에는 사사키와 소토를 데려오려 했다"며 "열심히 쫓아가는 건 훌륭한 모습이지만, 결국 스포츠는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