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 없다" 3년차 투수의 절박함 '오타니 비법'→'10승+태극마크' 꿈 향해 [인천 현장인터뷰]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1.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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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송영진이 21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한국 야구의 간판 투수도, 팀 최고참도 발 벗고 나섰다. SSG 랜더스의 미래를 이끌어갈 투수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 3년차에 중대기로에 놓인 송영진(21)은 퀀텀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SSG는 오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 베이스캠프인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로 출국한다.


이번 캠프의 크나 큰 과제 중 하나는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하는 것이다. 팀 리모델링을 모토로 내걸었던 지난 시즌 타이 브레이크 끝에 아쉽게 6위로 마감하긴 했으나 야수와 불펜에서 5명 가량의 선수가 괄목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건 큰 성과였다. 반면 선발진에선 그러한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주춤했으나 여전히 기대감이 높은 '캡틴' 김광현(37)을 필두로 새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 드루 앤더슨이 확고하게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은 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 19일 한 발 먼저 캠프지로 떠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문)승원이가 선발로 전환해서 아무래도 (4선발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지만 승원이도 경쟁을 해야 될 것"이라며 "(송)영진이나 (박)종훈이도 있고 정동윤, 박시후도 괜찮고 최현석도 상당히 열심히 준비를 했다. 그러한 선수들이 더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에 선발 때문에 고생을 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포커스를 많이 맞췄다"고 말했다. 7명 정도가 선발 후보로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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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송영진. /사진=SSG 랜더스 제공
그럼에도 5선발 경쟁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건 단연 송영진이다. 2023년 2라운드로 SSG 유니폼을 입은 송영진은 지난해 26경기(선발 20회)에 등판해 99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 10패 평균자책점(ERA) 5.80을 기록했다. 만족하긴 어려운 수치지만 5선발로서 로테이션을 돈 경험을 무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송영진에겐 지난해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비시즌 기간에도 꾸준히 홈구장에 출근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송영진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개인 훈련을 마친 뒤 스타뉴스와 만나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끌어주면서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부족했다"며 "특별히 기술적인 문제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기복이 심했다. 선발 투수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고 시즌 내내 던지기 위한 체력의 필요성도 느껴 운동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엔 필요 이상으로 생각이 많았다. "상대 타자와 싸워야하는데 스스로와 싸우다보니 혼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돌아봤다.

국내에서만 170승을 거두고 메이저리그(MLB)까지 거친 베테랑 김광현이 큰 도움이 됐다. 올 시즌 주장 완장까지 차게 된 김광현은 적극적으로 후배의 성장을 위해 도왔다. 바로 오타니 쇼헤이가 어릴 때부터 활용한 방법으로 알려진 '만다라 차트'다.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세부 목표들을 세우는 방식이다.

송영진은 "(김)광현 선배님께서 시즌 막판에 불러서 만다라 차트를 썼다. '네가 내년에 선발로 뛰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면 목표도 하나 하나 세워야 하고 어떤 운동을 해야 하고, 어떻게 던져야 되는지를 알아야 될 것 같다'고 해서 작성하게 됐다"며 "광현 선배님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광현 선배님은 못 던진 경기에서도 겉으로는 티가 안 나고 매 경기 똑같은 것 같다. 결과와 상관 없이 심리적으로 기복이 없는 게 대단하신 것 같다"며 "저는 못 던진 날에는 고개를 푹 숙이고 위축되는 면이 있어서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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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새 주장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5,6일 만에 등판하는 선발 투수로서 필요한 습관을 들이는 것에도 집중했다.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많은 경험이 있는 최고참 노경은(41)이 많은 도움을 줬다.

송영진은 "기복을 줄이려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선발 투수는 한 경기에만 집중해서 던지면 되기에 나흘을 잘 쉬기 위해선 루틴을 잘 지켜가면서 해야 한다"며 "나만의 루틴을 만들었고 경은 선배님께서 그 부분에서 많은 조언을 해 주셔서 잘 정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탄탄한 몸을 만들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보강 운동과 관련한 습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좋은 습관을 들여나갈 수 있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이제는 올라설 때가 됐다는 생각이 크다. "3년차이기에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다. 1,2년차에 기회를 많이 받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순 없는 것이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선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항상 제 자리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 신인들이 갑자기 튀어올라서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아직 내 자리가 없으니까 그 자리를 어떻게든 잡아야겠다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세워둔 확고한 목표가 있다. 송영진은 "가장 먼저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우는 것이고 그 다음은 10승을 달성하고 싶다"며 "국가대표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다. 궁극적으로는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것"이라는 포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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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의 투구 모습.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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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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