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 다케후사(오른쪽). /AFPBBNews=뉴스1 |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는 21일(한국 시각)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널을 통해 "우리 소시에다드 구단은 일부 발렌시아 팬들이 우리 팀의 선수를 향해 저지른 인종 차별 행위와 모욕적인 행동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이러한 행동이 구단의 위대함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무례하고 모욕적인 행동과 증오를 조장하는 사람들은 축구와 스포츠계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토록 어처구니없는 인종 차별 행위는 지난 20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경기장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레알 소시에다드의 2024~2025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0라운드 경기 도중 발생했다.
레알 소시에다드 선수들이 몸을 풀다가 욕설이 들리자 관중석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소시에다드 공식 SNS 영상 갈무리 |
미켈 오야르사발(오른쪽)과 구보 다케후사. /AFPBBNews=뉴스1 |
스페인 매체 아스는 "구보와 안데르 바레네체아(24), 미켈 오야르사발(28)를 향해 심각한 모욕이 쏟아졌다. '치노(중국인), 눈을 떠라'를 비롯한 인종 차별 표현을 비롯해 동성애 혐오적인 표현들까지 있었다"고 보도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인종 차별 행위가 담긴 순간을 SNS를 통해 영상으로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한 발렌시아 팬이 구보를 향해 "중국인아, 눈을 떠라. 너는 중국인"이라고 말하는 게 선명하게 들린다. 또 바레네체아가 코너 플래그를 잡고 몸을 풀자 한 팬은 동성애 혐오적인 발언을 퍼부었다. 이에 두 선수는 모욕적인 발언을 한 관중을 응시하기도 했다. 심지어 한 팬은 오야르사발에게 욕설을 쏟아내면서 "당신에게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섬뜩한 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보 다케후사. /AFPBBNews=뉴스1 |
이강인. /AFPBBNews=뉴스1 |
발렌시아 구단도 팬들의 인종 차별 행위를 맹비난하며 자제를 요청했다. 발렌시아 구단은 "레알 소시에다드 선수들이 몸을 풀던 과정에서 인종 차별 행위가 벌어진 것에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 이러한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발렌시아의 가치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발렌시아는 당국의 요구 조치를 모두 취할 예정이다. 인종 차별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추방되는 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고 했다.
구보가 인종 차별 행위를 당하자 일본도 분개했다. 일본 매체 사커킹은 "쿠보가 인종 차별의 희생자가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 기사에 게재된 댓글에는 "발렌시아는 승점 삭감이라는 징계를 받아야 마땅하다", "당장 가해자를 찾아 축구장에서 영원히 퇴출해라"라는 등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쏟아졌다. 최근에는 이강인 역시 인종 차별 모욕을 당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PSG 공개 훈련에서 이강인을 비롯해 선수들이 팬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는 순간, 한 팬이 이강인을 향해 "치노"라고 외친 것. 결국 PSG는 이 가해자를 찾아 영구 제명했다.
한편 구보는 최근 토트넘과 리버풀, 아스널, 뉴캐슬 등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스페인 매체 엘 골 디지털은 "소시에다드는 구보가 뛰기에 너무 작은 팀이다. 개인 기량뿐만 아니라 팀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구보는 소시에다드 최고의 선수"라면서 "구보의 시장 가치가 최근 2000만 유로(한화 약 300억원) 깎였다고 하지만, 그는 여전히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비싼 선수다. 소시에다드가 구보의 이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른 시일 내에 이적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보 다케후사.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