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팔뚝에 등번호 11을 타투로 새겨넣을 만큼 애정을 보였던 미겔 로하스. /AFPBBNews=뉴스1 |
LA 다저스는 21일(한국시간) 내야수 로하스가 등번호를 11번에서 72번으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팔뚝에 문신을 새길만큼 애착이 컸던 번호였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 로하스는 자신이 신인시절 달고 뛰었던 72번으로 복귀했다.
이 번호는 사사키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하스는 다저스의 베테랑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다. 통산 1182경기에 나섰고 지난 시즌에도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며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3으로 활약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일조했다.
그러나 로하스는 등번호를 돌연 바꾸게 됐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그는 그 번호(11번)를 너무 좋아해 왼팔에 문신으로 새겼지만 20개 이상 팀이 치열한 영입전을 펼친 끝에 영입한 사사키에게 번호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포니치는 사사키가 11번을 입은 합성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사진=나유키 야나기하라 SNS 갈무리 |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 19번을 달았던 로하스는 다저스에서 짐 길리엄이 영구결번돼 있는 19번이 아닌 11번을 달고 활약했다. 그 번호에 스스로도 만족감을 표했지만 '특급 신인' 사사키에게 내어주게 됐다.
사사키는 일본에서 17번과 14번을 달고 뛰었는데 17번은 오타니 쇼헤이의 번호이기에 넘볼 수 없었다. 14번 또한 길 호지스의 영구결번 번호이기에 또 다른 번호 가운데 선택을 해야 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달았고 자신의 우상인 다르빗슈 유의 번호이기도 했던 11번을 달 수 있게 됐다.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이는 사사키가 2019년 9월 18세 이하(U-18) 야구월드컵에서 달고 뛰었던 번호이기도 하다.
로하스가 21일 자신의 SNS에 "뿌리로 돌아간다"며 등번호 변경을 알렸다. /사진=미겔 로하스 SNS 갈무리 |
오타니가 오버랩된다. 지난해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1조 59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이적한 오타니는 17번을 내준 조 켈리에게 감사의 의미로 고급 세단인 포르쉐를 선물했다.
물론 오타니와 사사키의 계약규모엔 크나 큰 차이가 있다. 사사키는 만 25세 이하 선수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고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계약금은 650만 달러(93억원), 연봉 76만 달러(11억원)에 불과하다. 로하스는 2025년 연봉 600만 달러(86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다저스블루는 "로하스에게 그의 번호에 대한 보상이 제공됐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켈리가 자신의 번호를 넘겨주고 감사의 의미로 포르쉐를
받은 작년처럼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11번을 달고 뛰던 로하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