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이 21일 IBK기업은행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
'배구 여제' 김연경(37·인천 흥국생명)도 세월 앞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러나 단순히 나이와 체력적 한계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만큼 여전히 김연경이 팀 내에서 해줘야 할 몫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기도 했다.
김연경은 2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화성 IBK기업은행과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1(25-18, 18-25, 25-20, 25-23) 승리를 견인했다.
뭐 하나 확실히 IBK기업은행에 앞선 게 없는 경기였으나 승부처에서 결정력이 차이를 만들엇다. 그리고 중심엔 김연경이 있었다.
1세트엔 1득점, 공격 성공률 12.5%에 그쳤던 김연경이지만 이후 5점, 7점, 8점을 기록하며 집중력을 끌어올렸고 특히 3,4세트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냈다. 3세트 공격 성공률 42.86%, 4세트엔 58.33%로 반등하며 최종 40%까지 끌어올렸다.
김연경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2020년 이후 국내에서 뛰었던 때와 비교하면 공격 성공률 45.38%는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1라운드 45.68%, 2라운드 51.94%, 3라운드 43.39%에 비하면 39.67%라는 4라운드 기록은 다소 뒤쳐저 보이는 게 사실이다.
김연경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힘들다. 안 힘들 수 없다. 계속해서 일주일에 2경기씩 하다보니 그런 부분도 없지 않다. 외인이 빠지면서 그 부담도 있고 공격이 단순해지니 마크도 편해지고 상대가 더 대응하기 쉬워진다. 그러다보니 성공률이 낮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나는 공격도 공격이지만 리시브도 넓게 가져가고 다른 도와줘야 할 부분도 많다. 그렇기에 다른 부분에서도 집중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말투는 충분히 정중했지만 여제의 위엄은 여전하다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메시지였다.
김연경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2위 수원 현대건설은 물론이고 3위 대전 정관장까지도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그런 압박감은 많이 안 든다.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서 계속 나아가고 있고 막바지까지 승점 싸움을 계속 할 것 같다는 건 누가 봐도 보인다"며 "'그렇게 되겠구나'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기에 크게 압박감은 없다. 끝까지 해서 안 되면 플레이오프도 있다. 하나 하나 지금처럼 잘 준비해서 플레이오프나 챔프전에 가서 강한 면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몇 시즌 연속 시즌 후반부에 힘을 잃는 페이스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김연경은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았다. "모든 팀들이 다 비슷하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 몇 년째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팀들도 있지만 우린 계속 상위권에 있다"며 "우승으로 향해가고 있다는 걸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당연히 기복은 있는 것이다. 그럴 때 어떻게 바꿔서 이겨내야 할 지가 관건이다. 외인이 나가고 나서 많은 패배를 했지만 다시 좋은 흐름을 찾았다. 승점 관리를 잘하면 정규리그 우승, 나아가 마지막까지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연경(가운데)이 팀 득점 후 동료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