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김병지(55) 강원FC 대표이사의 말이다.
선수 본인도 깜짝 놀란 결정이었다. 프로축구 강원FC의 상징인 '등번호 47번'을 거머쥔 주인공. 바로 강원 수비수 신민하(20)였다. 김병지 대표는 신민하에게 47번을 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병지 대표는 2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신민하는 우리 팀의 히어로였다"면서 "47번의 후보군이 몇 명 있었는데, 코치진하고 얘기를 나눴다. 신민하 본인하고도 면담을 했다. 신민하가 '수비수인데 괜찮냐'고 묻더라. 그래서 내가 '수비수면 슈퍼스타가 될 수 없는 거야?'라고 물었다. 신민하는 공격수에게 47번을 주는 줄 알았던 모양"이라고 허허 웃었다.
'47번'은 강원에 특별한 번호다. 강원을 넘어 '리그 대표' 영플레이어를 상징하는 번호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23년 양현준(23)이 47번을 달고 K리그를 누빈 뒤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했고, 지난 해 K리그 최고 스타 양민혁(19)의 등번호도 47번이었다. 양민혁은 K리그에서 센세이션한 활약을 펼친 뒤 '캡틴' 손흥민(33)이 뛰는 잉글랜드 토트넘 이적을 확정지었다.
김병지 대표는 지난 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제 47번은 영플레이어 에이스의 번호이다. 무조건 22세 이하(U-22)이면서 유니폼도 1000장 이상 팔 수 있는 그런 선수에게 번호를 줄 것이다. 최소 몸값 100만 유로(약 15억 원)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47번을 그냥 주지는 않을 것이다. 전지훈련 마지막까지 번호를 비워 놓았다가 경쟁력 있는 선수에게 주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훈련에 집중하는 신민하(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신민하는 구단을 통해 "(김병지 대표에게 47번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이 번호를 받는 게 나에게 잘 맞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저도 양현준 형이나, 양민혁처럼 해외에 나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47번을 달고 뛴다는 게 부담이 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많은 사랑을 보내주실 텐데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