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표, 아깝다 만장일치' 이치로, 亞 최초 명예의 전당 입성→"처음 美 올 땐 상상 못했는데..." 감격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1.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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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매리너스가 스즈키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헌액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시애틀 매리너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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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 /AFPBBNews=뉴스1
단 한 표가 모자랐다.

메이저리그(MLB)의 '안타기계' 스즈키 이치로(52)가 마침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압도적인 득표율을 올렸지만, 한 끗 차이로 만장일치에는 실패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National Baseball Hall of Fame) 헌액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총 28명의 선수가 자신이 결과를 받았다.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르려면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활약하고 현역에서 은퇴한 뒤 5년이 지나야 한다. 단 5년이 지나지 않았는데 세상을 떠날 경우에는 바로 입후보된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이 참가하는 투표에서 75% 이상의 표를 획득해야 한다. 올해는 총 394명의 투표인단 중 296표를 획득해야 입성할 수 있었다.

이번 투표에서는 총 3명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바로 이치로와 투수 CC 사바시아(45), 빌리 와그너(54)였다. 사바시아는 342표를 받아 86.8%, 와그너는 325표를 획득해 8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사바시아는 2019년 은퇴 후 첫 번째 도전이었고, 와그너는 무려 '10수'를 한 끝에야 입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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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의 마리아노 리베라(맨 왼쪽)와 스즈키 이치로(맨 오른쪽)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하지만 모두의 관심은 역시 이치로에게 갔다. 그는 총 394표 중 393표를 획득, 무려 99.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넉넉하게 명예의 전당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과거 팀 동료였던 마리아노 리베라(100%)와 데릭 지터(99.7%)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기록을 세우게 됐다.

기대했던 만장일치 득표는 결국 이뤄내지 못했다.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추적하는 BBHOF Tracker는 발표 하루 전인 21일 기준 중간결과를 공개했는데, 여기서 이치로는 216표 중 216표를 받아 100%를 달리고 있었다. 헌액은 기정사실이었고, 만장일치만이 모두의 관심사였다. 만약 이를 달성했다면 역대 2번째 기록이자, 야수로는 최초였다.

하지만 결과가 공개되자 이치로는 딱 한 표를 받지 못해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사례는 역대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던 리베라 한 명뿐이었다. 그는 지난 2019년 투표인단 425명 전원의 선택을 받아 1936년 명예의 전당 설립 이후 최초로 득표율 100%를 기록했다.

이어 1년 뒤인 2020년에는 스타 유격수였던 지터도 만장일치에 도전했다. 그 역시 중간 발표 시점까지 모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었지만, 최종 결과 397표 중 396표를 얻으면서 이치로와 마찬가지로 한 표를 받지 못해 100%가 무산됐다.

일본 야구의 살아있는 영웅 이치로는 지난 1993년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블루웨이브에 입단한 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며 MLB에 진출했다. NPB에서는 9시즌 951경기 출장에 통산 타율 0.353이며 1278안타, 118홈런, 529타점, 628득점, 199도루를 마크했다. 무려 7년 연속 타격왕(1994~2000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일본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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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공식 SNS 계정이 스즈키 이치로의 업적을 소개했다. /사진=메이저리그 공식 SNS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에는 타율(0.350)과 안타(242개), 도루(56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치로는 데뷔 첫 해부터 특유의 타격 폼과 함께 정교한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 또 외야에서도 최정상급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단숨에 빅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에는 262안타로 1920년 조지 시슬러가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257안타)을 경신했고, 2024년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치로는 이후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친 뒤 시애틀로 돌아와 2019년 3월 은퇴할 때까지 메이저리그 19시즌을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2653경기에 출장해 3089개의 안타를 때려냈으며, 타율 0.311,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품에 안는 등 전설적인 활약을 펼쳤다. 또 데뷔 첫해부터 10년 동안 200안타를 달성했다.

이미 이치로가 후보에 오른 순간부터 명예의 전당 입성은 확실시됐다. MLB.com은 지난해 1월 "2025년 7월에 이치로와 사바시아가 명예의 전당 입성 연설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매체는 "그가 경기에 미친 영향 및 3000안타는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압도적인 득표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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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 /AFPBBNews=뉴스1
이번 명예의 전당 입성으로 이치로는 '최초'의 역사를 썼다. 바로 동양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헌액된 것이다. 앞서 또다른 일본인 선수였던 노모 히데오와 마쓰이 히데키가 도전했으나, 75% 미만의 득표율로 실패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후보 자격을 얻지 못했고, 추신수(SSG 구단주 보좌역)가 내년 후보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일본 매체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이치로는 결과 발표 후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내가 2025년 오늘 명예의 전당 입성 소감을 밝힐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감격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에 일본인 최초 헌액은 매우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명예의 전당에 함께 헌액된 사바시아는 빅리그 19시즌 통산 251승 161패 3093탈삼진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2007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막차 탑승에 성공한 와그너는 16시즌 동안 47승 40패 4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1로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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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사바시아.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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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와그너.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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