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수녀들'의 배우 송혜교가 21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UAA 2025.01.21 /사진=이동훈 photoguy@ |
배우 송혜교가 달라졌다. 신비주의 속 예쁜 여배우 송혜교는 예능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곱창에 소맥을 마시며 털털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며, 그에 맞춰서 자신도 변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송혜교는 "이제 외모로 승부 볼 나이는 지났다"라며, 예쁜 미소로 활짝 웃었다.
송혜교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인터뷰를 진행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혜교는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아서 강렬한 구마 의식을 펼치는 연기를 펼쳤다.
송혜교는 '검은 수녀들'에서 욕설 연기와 흡연 연기까지 펼치며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다. 송혜교는 "10여년 전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연기한 캐릭터가 X발 공주였다. 그때는 그렇게 짧은 X발이라는 욕을 하면서도 연기할 때 욕을 못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때가 30대 초반이었다. 욕도 억양이 있는데 그걸 잘하지 못했다. 저도 살면서 많이 는 것 같다. 욕하는 건 연기가 어렵지 않았다"라고 웃었다.
송혜교는 "어려운 건 흡연이었다. 제가 술은 마시는데 담배는 안 피운다. 몸에 안 좋은 것은 하나만 하자 생각했다"라며 "처음 대본을 보니 흡연 장면이 꽤 있었다. 첫 장면부터 흡연 장면이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거짓말을 하기 싫었다. 첫 등장부터 가짜로 핀다고 생각하면 유니아의 모든 것이 가짜가 될 것 같았다. 주변에 담배 피우는 친구들이 있어서 영화 들어가기 6개월 전에 시작했다. 처음에 시작할 때가 힘들었다. 안 피우다 피니 목이 아프더라"라고 밝힌 뒤 "당연히 지금 안 핀다"라고 덧붙였다.
송혜교는 영화 속에서 수녀복만 입고 등장한다. 머리에도 수녀 베일을 쓰고 올 뺵 머리로 영화를 채운다. 송혜교는 "저는 수녀복을 입고 연기하는 게 편했다. 베일을 쓰니까 머리도 준비 안 해도 돼서 여 빈 씨도 저도 준비 시간이 20분 정도 걸렸다. 그 부분이 편했다. 수녀복만 입다 보니, 촬영장에 편하게 갔다가 수녀복을 입는 순간 뭔가 준비된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멜로, 로맨스 영화 속에서 반짝이는 미모와 차별화된 거친 모습으로 영화를 이끄는 송혜교. 송혜교는 장르물을 촬영하며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았느냐고 묻자 "외모는 내려놓은 지 오래됐다"라고 답했다.
영화 '검은 수녀들'의 배우 송혜교가 21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UAA 2025.01.21 /사진=이동훈 photoguy@ |
송혜교는 "장르물을 하니까 반사판이 없더라. 반사판을 아예 안 해 주더라. 배우의 얼굴은 신경 써 주셨겠지만, 영화의 톤에 맞게 조명을 하다 보니 반사판은 없었다. 그래서 그 역할에 어울렸던 것 같다"라며 "저도 행사나 광고를 찍거나 할 때는 빡세게 한다. 예쁘게 꾸미고 예쁘게 보이고 싶고 하지만 이제는 저는 40대도 됐고 작품에서 얼굴로 승부 볼 나이는 지났다. '너는 앞으로 연기를 더 열심히 해야 해'라고 저 자신에게 이야기한다"라고 전했다.
송혜교는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유니아 수녀는 저라면 할 수 없는 정말 강인한 용감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부분의 여성이라 그게 너무 멋있었다. 수녀이긴 하지만, 수녀도 그 이전에 사람인데 그렇게 큰 결심을 하고 용기를 가지는 것을 솔직히 저는 못 할 것 같다. 유니아 수녀는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멋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송혜교는 연이어 장르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가 제대로 장르물을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동안 멜로드라마를 많이 했다"라며 "사랑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사랑의 아픔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크게는 사랑하고 이별하고 하나로 모인다. 그걸 표현하면서 연기하는 저도, 보는 사람도 너무 오래 비슷한 캐릭터를 하다 보니 재미가 없어진 것 같다. 보시는 분도 그렇겠지만, 연기하는 저도 재미가 없더라. 연기하는 사람이 재미없으면 보는 사람도 당연히 그럴 것 아닌가. '더 글로리'를 만나서 새로운 경험을 한 느낌이었다"라고 밝혔다.
송혜교는 "'더 글로리' 이전에도 장르물이 안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제 작품에서 멜로가 잘 된 쪽이 많다 보니, 보는 분들이 송혜교가 저 부분에서는 보장됐다고 생각해서 그런 비슷한 대본이 많이 들어왔다"라며 "중간에 장르물이 들어올 때는 제가 재미없게 읽거나 했던 것 같다. 저는 제가 대본을 읽고 재밌는 게 제일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인터뷰에 나선 송혜교는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도 '더 글로리' 끝나고도 안 해서 이렇게 취재진과 가까이서 인터뷰하는 것도 오랜만이다. 그런데 저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철판도 생겼고, 그래서 그런지 떨리지도 않고 편안하다"라며 실제로도 털털하고 편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송혜교는 언제부터 예뻤냐는 농담에도 웃으며 "어렸을 때부터 예뻤던 것 같다. 그런데 중간에 기복이 많았다. 살도 찌고 빠지고 했을 때가 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검은 수녀들'의 배우 송혜교가 21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UAA 2025.01.21 /사진=이동훈 photoguy@ |
'검은 수녀들' 개봉을 앞두고 송혜교의 오컬트 영화라는 점에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송혜교는 관련 반응과 댓글을 봤냐는 질문에 "댓글은 안 본 지 꽤 오래됐다. 제가 최근 인터뷰에서도 저 자신을 우선시하고 산다고 했는데, 저를 위해서 댓글은 안 보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송혜교는 "요즘 살다 보니 무탈한 게 최고다. 오늘 하루도 우리가 아무 일 일어나지 않고, 잘 끝낸 게 감사하다 이런 마음이다. 요즘 저는 큰 걱정도 없고 고민도 없다. 신경 쓰는 건 '검은 수녀들' 뿐이다. 마음적 여유가 많이 생겼다"라며 "얼굴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하는 분들이 많다. 편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행복의 기준은 다 다르지 않나"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끝으로 송혜교는 "'검은 수녀들'을 통해 연기 잘했다, 연기 좋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저는 배우니까 예쁘다는 말 보다 연기가 좋았다는 말이 더 듣기 좋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은 수녀들'은 오는 1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