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추강대엽이구나' 美도 인정한 추신수 "2026년 명예의 전당 잠재 후보"... 韓 야구 역사 새로 쓴다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1.2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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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지난해 11월 7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한국 야구 타자의 전설로 꼽히는 '추강대엽'. 추신수(43) SSG 랜더스 보좌역이 그 중에서도 왜 가장 앞자리에 배치되는 인물인지가 증명됐다.

MLB 네트워크는 22일(한국시간) '2026년 명예의 전당 후보에 새롭게 등록될 선수'를 소개하며 이 가운데 추신수의 이름을 언급했다.


매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3명, 메이저리그(MLB) 홈페이지 MLB닷컴 영상을 통해 9명의 후보를 소개했는데 추신수는 두 곳에서 모두 언급됐다.

이날 스즈키 이치로(52)의 헌액 소식이 밝혀지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MLB 명예의 전당(National Baseball Hall of Fame)은 통산 10시즌 이상을 MLB에서 활약한 선수가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피선거권을 갖게 된다.

후보 자격을 갖춘 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이 참가하는 투표에서 75% 이상을 득표하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방식이다.


뒤늦게 MLB에 진출한 이치로는 첫 시즌부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과 함께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했고 '천재'라 불리는 타격 능력과 빠른 발, 강력한 송구 등을 바탕으로 19시즌 동안 맹활약했다. 통산 3089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데뷔 시즌부터 10년 동안 200안타 대기록도 작성했다. 그 결과 전체 394표 중 만장일치까지 단 한 표가 모자른 393표를 얻었다. 만장일치 여부가 변수였을 뿐 득표율 99.7%를 기록할 만큼 누구도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의심치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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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추신수. /AFPBBNews=뉴스1
추신수는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KBO리그 대신 곧바로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후 미국 무대로 향했다. 빅리그에 입성하기까지 힘겨운 시간을 거쳤고 2005년 데뷔 후에도 주전급 선수로 도약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2009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156경기에 나서며 첫 풀타임을 소화한 추신수는 타율 0.300 20홈런 86타점 87득점, 출루율 0.394, 장타율 0.489, OPS(출루율+장타율) 0.883으로 맹활약했고 도루도 21개를 기록하며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후 추신수의 시대가 열렸다. 클리블랜드의 핵심 타자로 활약한 추신수는 2013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된 뒤 톱 타자 역할을 맡아 타율 0.285 21홈런 54타점 107득점 20도루, 출루율 0.423, 장타율 0.462, OPS 0.885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특히나 엄청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이 시즌 내셔널리그(NL) 출루율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듬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추신수는 7년 1억 3000만 달러(1861억원)이라는 엄청난 거액에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했다.

2008년 9월과 2015년 9월 AL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고 클리블랜드에선 2009년과 2010년 올해의 선수로도 뽑혔다. 2018년 AL 올스타에도 이름을 올렸고 텍사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에 나서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OPS 0.824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18년엔 텍사스에서 52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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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에서 4시즌을 뛴 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뉴스1
2021시즌을 앞두고 국내로 돌아온 추신수는 SSG 유니폼을 입고 4시즌을 뛰었다. 통산 439경기 타율 0.263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출루율 0.388, 장타율 0.424, OPS 0.812로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으나 2022년 SSG의 우승에 기여했다.

4시즌을 뛴 추신수는 지난해까지 활약한 뒤 은퇴를 선언했고 올 시즌부터 SSG에서 정용진 구단주의 보좌역으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후보에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쾌거다. 빅리그에서 124승을 달성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 또한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2020시즌을 끝으로 빅리그 생활을 마감한 추신수이기에 내년부터 명예의 전당 후보 등록 자격을 갖추게 되고 현지에서도 추신수가 그 첫해에 후보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추신수가 한국 야구에 어떤 존재인지를 잘 보여준다. 한국 야구 역사 최고의 홈런타자인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KBO에서만 467홈런 한일 통산 626홈런을 작성한 전설이지만 "나는 빼도 될 것 같다"며 MLB에서 뛰지 못한 자신은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만큼 추신수가 단순 숫자 이상으로 더 인정받아야 한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추신수는 지난해 11월 7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추강대엽에 대한 질문에 "저 좀 빼주시면 안 되겠나. 한국에서 보여준 게 없다"고 겸손한 입장을 나타냈지만 누구도 쉽게 이에 동의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커리어를 남겼다는 걸 새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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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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