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
커제 9단은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대국장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변상일 9단에게 159수 끝에 기권패를 당했다. 변상일 9단은 다소 씁쓸하게 우승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이날 대국은 커제 9단의 바둑 경기 규정 위반으로 대국 개시 3시간 45분 만에 중단됐다. 커제 9단이 155수째 착수 후 사석(따낸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심판이 진행을 멈추고 경고를 선언, 벌점 2집 부여를 지시했으나 커제 9단이 불복했다. 대국이 2시간 이상 중단됐다. 커제 9단은 강하게 항의했다. 삿대질에 고성까지 질렀다. 결국 대국을 포기했다. 커제 9단은 외투를 입고 짐을 챙겨 제 발로 현장을 떠났다.
손근기 심판은 "커제 9단이 155수에 '제18조 6항 사석을 통의 뚜껑에 보관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했고, 이에 따라 대국을 중단하고 벌점 사유에 관해 이야기했으나 커제 9단이 받아들이지 못했다. 커제 9단은 대국을 포기했고 이에 따라 변상일 9단의 기권승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커제 9단은 전날 열린 결승 2국에서 같은 이유로 경고 2회를 누적해 반칙패 판정을 받았다.
커제 9단이 대국 포기를 선언한 159수째에는 변상일 9단이 AI 예측 승률 99%에 육박했던 상황으로, 커제 9단이 초반 47수째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이후 이를 응징한 변상일 9단이 앞서던 형세였다.
집중하는 커제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
한편 변상일 9단은 결승 시리즈 종합전적 2-1로 LG배 첫 우승과 함께 메이저 세계대회 2회 우승을 기록했다. 변상일 9단은 2023년 7월 14회 춘란배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세계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한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 상금은 3억 원, 준우승 상금은 1억 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