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쿼터 상한액 '3억' 왜?... '타격왕 경쟁' 도슨도 1억에 왔다 "영입 리그만 넓히면 충분히 좋은 선수 가능"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1.2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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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NC전이 지난해 5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도슨이 8회말 무사 1루에서 역전 1타점 2루타를 날리고 2루에 안착한 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KBO리그 아시아쿼터가 오는 2026년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수당 최대 비용을 20만 달러(약 2억 9000만원)로 정한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KBO가 발표한 아시아쿼터 제도의 세부 조항에 따르면 각 구단은 기존 외국인 선수 3명을 포함해 아시아 쿼터 선수까지 총 4명을 보유할 수 있으며, 이 선수들은 모두 한 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 선수 교체는 연 1회에 한해 가능하며, 제도 도입에 따라 KBO 리그 엔트리도 현행 28명 등록-26명 출장에서 29명 등록-27명 출장으로 증원된다.


신규 영입 시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연봉, 계약금, 특약(옵션 실지급액 기준) 및 원소속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세금 제외)를 합쳐 연 최대 20만 달러, 월 최대 2만 달러(약 2900만 원)로 제한된다. 재계약 시 해당 선수의 연봉은 매년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씩 상향할 수 있다.

최대 비용은 20만 달러와 30만 달러(약 4억 3000만 원) 등 두 가지 안을 두고 논의한 끝에 20만 달러로 최종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KBO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2024년 등록 기준으로 구단별 상위 28명 연봉의 평균인 2억 5000만 원을 기준으로 했다"고 말했다.

'상한액 20만 달러' 결정에는 다수의 구단이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KBO 실행위원회에 참가한 단장 A는 "30만 달러로 하길 바라는 팀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 선수단 연봉보다 많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차피 어떤 금액이든 완성형 선수를 데려오긴 힘들고 저평가된 선수를 뽑아오자는 취지이므로 20만 달러로 합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KBO 구단 스카우트 B 역시 "말이 20만 달러이지 통역이나 기타 비용을 생각하면 실질적으로 그보다 더 들 것이다. 그걸 생각하면 구단 입장에서 적절한 금액"이라면서 "또 20만 달러에도 야구를 위해 온힘을 다하는 선수들이 많다. KBO 리그에 맞는 유형의 선수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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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로니 도슨. /사진=김진경 대기자
20만 달러에도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가 2023~2024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했던 로니 도슨(30)이다. 도슨은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던 2023년 7월 13일 에디슨 러셀의 대체 선수로 총액 8만 5000달러(약 1억 2000만 원)에 입단했다. 3개월 계약이라 더 저렴했던 것이지만, 풀시즌 기준인 6개월로 넓혀도 17만 달러(약 2억 4000만 원) 수준이다.

도슨은 국내 데뷔 첫해 57경기 타율 0.336(229타수 77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52로 순조롭게 적응했다. 2년 차인 지난해에는 95경기 타율 0.330(382타수 126안타), OPS 0.907로 부상 전까지 타격왕 경쟁까지 했다.

도슨은 20만 달러에도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줌과 동시에 현 아시아쿼터 제도의 한계점을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번에 도입될 아시아 쿼터제는 아시아 국적 전체(아시아야구연맹 BFA 소속 국가 기준) 및 호주 국적 선수가 대상이 된다. 또한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었던 선수 1명으로 제한된다. 지금 규정으로는 도슨이 뛰었던 '미국 독립리그' 소속의 아시아 선수들은 데려올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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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출신 워윅 서폴드의 한화 시절 투구 모습. /사진=뉴시스 제공
영입 범위가 대만, 일본, 호주 등 아시아 리그로 제한된 탓에 현실적인 수급처는 사실상 일본 독립리그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KBO 구단 스카우트 C는 "대만 선수는 대만 구단들이 이적료를 많이 불러 현실성이 떨어진다. 호주 선수는 야구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144경기 풀타임을 뛸 수 있을지 불안하다. 그렇다면 일본 독립리그를 봐야 하는데 지난해 두산에서 뛰었던 시라카와 케이쇼가 톱레벨이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따라서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었던 선수 1명으로 제한한다'는 조항만 개선해도 선택 범위가 크게 넓어져 속칭 '노는 물'이 다른 선수들 영입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KBO 스카우트는 "아시아 출신 중 야구 잘하는 선수는 일단 미국으로 가곤 하는데, 자리 잡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야구를 아예 그만둔다. 그런 선수까지도 범위를 넓힌다면 20만 달러로도 얼마든지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 제도로는 팀당 1명씩 총 10명의 좋은 아시아 쿼터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울며 겨자 먹기로 경쟁하다 7만 달러 가치의 선수를 15만 달러, 20만 달러에 데려올 수 있다. 이러면 본래의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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