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비는 '여농 자밀 워니'? 위성우 감독도 끄덕 "반박불가, 오히려 더할 거다"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1.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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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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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밀 워니. /사진=KBL 제공
김단비(35·아산 우리은행 우리WON)는 여자프로농구(WKBL)의 자밀 워니(31·서울 SK 나이츠)다?

2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 BNK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위성우(54) 우리은행 감독은 김단비에 대해 언급했다.


위 감독은 '김단비가 워니와 비슷하지 않나'는 질문을 받았다. 두 선수 모두 팀에서 모든 걸 다 한다는 뜻이었다. 워니와 김단비 모두 리그 정상급 선수인데, 특히 팀 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에 고개를 끄덕인 위 감독은 "맞다. 반박불가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워니보다 더할 수 있다"며 "(김)단비의 역할은 안팎에서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곽이 주 옵션이 아닌 워니에 비해 컨디션이 좋을 땐 외곽포도 가능하고, 김선형이라는 확실한 포인트 가드와 함께하는 워니와는 달리 김단비는 본인이 리딩도 하고 있어 더 부담이 클 수 있다.

과거 김단비는 신한은행의 고독한 에이스로 활약하며 이른바 '단비은행'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러한 경험이 도움이 됐을까. 위 감독은 이에 대해 "단비가 그때 좋았다지만, 주위에 괜찮은 선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도와줄 선수가 많지 않은 지금이 더 힘들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위 감독은 김단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이렇게 (상위권을) 달리는 건 단비 덕이다.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버겁고 힘들어하는 게 보이는데 어른스러워졌다. 2년 전에 왔을 때와는 달라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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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왼쪽)과 김단비가 24일 BNK전 종료 후 함께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김단비는 올해 그야말로 우리은행을 멱살 잡고 끌고가는 중이다. 24일 경기까지 팔꿈치 통증으로 빠진 1경기를 제외한 전 게임에 출전한 그는 평균 36분 56초를 뛰며 21.5득점 11.0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스탯만 보면 전혀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우리은행 역시 예상 외로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전 박지현(마요르카), 박혜진(BNK), 최이샘(신한은행)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며 어려운 시즌이 예상됐으나, 위성우 감독의 지도력과 함께 김단비의 대활약이 우리은행을 상위권으로 만들었다.

24일 경기에서도 김단비의 활약은 빛났다. 비록 중간중간 턴오버가 나오기는 했지만, 절대 밀리지 않는 파워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여기에 막판 3점슛 2방까지 터지면서 쐐기를 박았다. 이날 그는 단 3분만 쉬면서 37분을 소화, 26득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팀도 60-54로 승리, BNK와 공동 1위에 등극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단비는 "오늘도 아깝게 트리플 더블을 놓쳐서 아쉬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트리플 더블은 득점과 리바운드, 여기에 턴오버 9개를 더한 농담 섞인 말이었다. 그러면서 "이전 게임(22일 KB스타즈전)을 박빙으로 하고 내려와서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다같이 한 발 더 뛰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많이 나왔던 실책에 대해서는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말한 김단비는 "팀 사정상 공을 오래 갖고 있고, 수비가 두세 명씩 몰린다"며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성하고, 시야를 넓게 봐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단비에게도 워니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 말에 웃은 그는 "자밀 워니야 워낙 잘하는 선수고, 한번씩 SK 경기를 보면 깜짝 놀란다"며 "'어떻게 저렇게 하지? 외국인이라 뛰어나다지만 저렇게 쉽게 농구를 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니는 쉽게 하는데, 나는 되게 어렵게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순위표를 보지 않는다. 최근에 딱 한 번 봤다"고 말한 김단비는 "우승할 전력도, 2위할 전력도, 3위할 전력도 아니다"며 "4위도 간당간당하다"며 냉정히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긴다고 1위냐 3위냐 이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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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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