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센터' 하영, 엘리트 미술학도서 배우로.."후회 안 해요"[★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5.0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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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엘리트 미술학도에서 배우로, 후회하지 않기 위한 길을 걸어온 하영이 '중증외상센터'를 통해 '딱 맞는 옷'을 입었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 중증외상팀의 깡다구 좋은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 역은 하영이 맡았다. 천장미는 모두가 꺼리는 중증외상팀을 5년째 지키고 있는 책임감 강하고 실력도 좋은 베테랑 간호사로, 양재원과 함께 백강혁을 든든히 보좌하며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캐스팅으로 합류한 하영은 "오디션을 봤는데 대본을 보고, 재밌다고 느꼈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어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실제 의사로 일하고 계신다며 "저도 병원에서 가끔씩 청소 같은 걸 했는데 간호사분들이나 직원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봤으니까 그런 톤들을 참고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증조할아버지도 한양에서 첫 개업을 하셨던 의사라고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듣지 못했지만, 고종 황제 진료도 보신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영은 "병원에서 경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하는 게 재밌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들었다. 그걸 나름대로 어필했는데 감독님이 그걸 좋게 봐주셨더라. 나름 괜찮은 전략이었던 것 같다고 느꼈다. 나중에 촬영할 때도 극적인 상황이 많으니까 호흡이나 에너지가 올라와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새로운 톤을 많이 제안해 주셔서 연기하며 재밌었다"고 밝혔다.


또한 캐릭터 해석에 대해서는 "'조폭'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털털한 성격이나 톤도 있겠지만, 그게 불쾌하지 않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옆에서 제가 막 소리도 지르고 그런 걸 어떻게 애정을 감쌀 수 있을까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그 부분을 같이 계속 얘기를 해주셨고, 그런 거칠 수 있는 면모가 중증외상팀에 대한 애정과 맞물리길 바랐다"며 "어떻게 해야 시청자분들이 저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통쾌함과 쾌감을 느끼실 수 있는지 고민하고 준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영은 장미와 싱크로율이 비슷하다며 "그래서 대본을 읽고 '이거 편하겠는데?'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제 실제 말투와 똑같이 했고, 편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오버스럽지 않을까 싶은 걱정을 안 하고 마음껏 해도 된다는 게 너무 좋았다"며 "실제 성격과 비슷한 역할을 만나니까 자유롭다고 느낀 것 같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나 '이두나!'는 여성스럽고, 차분한 캐릭터를 주셨는데 그때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성격도 작품마다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이도윤 감독은 "하영의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너무 예쁜 거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하영은 "인터뷰를 보고 캡처해놨다"고 웃으며 "원작 웹툰 속 캐릭터가 단발이다 보니까 저도, 감독님도 단발을 하자고 결정했고, 피팅이나 메이크업도 고민했는데 머리카락도 못 감고 일하다가 질끈 묶고, 부스스하면서도, 약간 피곤해 보이는 느낌을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머리도 묶어보고, 주근깨도 그려보면서 천천히 완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백강혁 역의 주지훈과 비슷한 비슷한 에너지로 연기해야 했던 하영은 "사실 굉장히 부담됐다. 어렸을 때부터 팬이었던 (주) 지훈 선배님은 무론 윤경호 선배님과도 함께 연기해야 하는데 심지어 말대꾸도 하고, 제가 호통치기도 한다. 처음에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손이 다 떨리더라. 가기 전에 청심환도 먹고, 한 두 번씩 부딪히면서 촬영하니까 안정감이 생겨서 이후에는 재밌다는 마음으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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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하영은 '중증외상센터' 촬영 전 꾸준히 스터디 모임을 가졌다며 "대본 리딩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드라마의 흐름과 각 신에 맞게 배우들이 모여 스터디 모임을 가졌다. 배우들도 그때그때 달라지는데 저나 (추) 영우, 윤경호 선배님은 항상 계셨다"고 전했다.

그는 추영우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촬영했다며 첫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처음 리딩하면서부터 저보다 한참 어린데도 재능이 넘치더라. 되게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현장 가서 보니까 생각보다 더 잘했다. (정) 재광 오빠도 '낫아웃'이라는 영화를 인상 깊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빨리 친해졌다. 셋이서 통하는 게 있어서 셀카도 많이 찍고, 많이 의지했다"고 밝혔다.

하영은 이화여대 미대 서양화 전공에 뉴욕 3대 명문 디자인 스쿨 출신으로, 대학원 재학 중 연기를 접하고,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했으니까 대학교, 대학원까지 근 10년 정도 전공을 했는데 하루아침에 결심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미술을 하면서도 영화나 드라마, 소설처럼 서사가 있는 작품을 좋아했다. 대학원에 가서 미술을 하면서 비디오 아트를 했다. 촬영도 해보고, 자연스럽게 영화나 매체 쪽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여름방학 때 한국에 와서 작법 수법, 연기 수법을 들었다"며 "근데 연기 첫 수업 들어가자마자 센 감정 연기를 했는데 '난 이걸 해야 될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상대의 감정을 받으면서 '이런 경험이 다 있어?'라고 놀라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술은 혼자서 그리는 거기 때문에 상대랑 같이 일을 하고 감정을 나눈다는 게 새롭고 짜릿했던 것 같다. 그 길로 휴학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부모님은 '졸업이라도 해라'라고 말리셨지만, 제가 고집을 부려서 대학원 1년 다니고 휴학했다. 이후에 복학을 안 했기 때문에 자퇴 처리가 됐다"며 "물론 저도 고민을 많이 했다. 휴학서 메일을 써놓고도 다 못 보냈는데 주변에서 시작하려면 최대한 빨리하는 게 낫다고 조언해 주셔서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연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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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처음에는 걱정으로 바라보던 부모님의 시선은 뿌듯함으로 바뀌었다. 하영은 "운 좋게 오디션도 볼 수 있게 됐고, TV에도 조금씩 나오니까 부모님께서 너무 좋아하신다. 제가 '중증외상센터' 촬영 중에는 '천장미 간호사'라고 불러주셨다"고 웃었다.

다만, 하영은 "오디션도 많이 떨어졌고,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니까 내가 부족하다는 콤플렉스가 있었다. 지금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첫 오디션에 붙었을 때 확신이 들었던 것 같다. '닥터 프리즈너'가 데뷔작인데 저조차도 절 믿을 수 없을 때 가능성을 봐주신 분들 덕분에 힘을 얻고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감사한 기회를 주신 게 아직도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하영은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많다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장르는 액션이어서, 해보고 싶은 마음은 크다. 또 '중증외사센터'의 백강혁 같은 종잡을 수 없는 특이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다. 마냥 소리 지르고 욕만 하는 게 아니라 설득력 있어야 하고, 깊이 있는 해석이 필요한 캐릭터를 할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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