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오른쪽) 전 대표팀 감독과 류지현 신임 대표팀 감독. |
류지현(오른쪽) 현 대표팀 신임 감독과 김휘집.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류지현 전 감독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이끌 대표팀 수장으로 이날 선임했다"고 밝혔다. 류지현 감독은 2026 WBC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되며, 2월부터 본격적으로 대표팀 감독으로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류지현 감독은 1994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2004년 현역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11년간 LG의 유격수와 1번 타자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데뷔 첫해인 1994시즌에는 최우수 신인상을 받으며 LG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1시즌 동안 타율 0.280(4050타수 1134안타) 64홈런, 2루타 193개, 3루타 17개, 379타점, 719득점, 296도루(85실패) 60몸에 맞는 볼, 590볼넷 537삼진 장타율 0.383 출루율 0.377이다.
은퇴 후에는 LG에서 수비, 주루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코치연수를 받은 류지현 감독은 다시 LG로 돌아와 작전, 주루, 수비 코치 등을 두루 지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류지현 감독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석코치를 지내며 당시 LG 사령탑이었던 류중일 감독을 보좌했다. 그리고 류중일 감독의 뒤를 잇는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2021시즌부터 2년간 팀을 이끌었다. 류지현 감독이 재임한 2시즌 동안 LG는 159승 16무 113패(승률 0.585)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특히 LG가 2022년 정규시즌에서 따낸 87승은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으로 남아 있다. 야구팬들은 그가 최정상급 전력을 갖춘 국가대표 선수들을 이끌면서 보여줄 경기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 감독에서 물러난 뒤 그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작전 및 수비 코치,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서는 수석코치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수석코치를 각각 지내며 늘 현장 곁에 있었다.
특히 류지현 감독은 감독에서 물러난 뒤 꾸준하게 재능 기부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도 그는 KBO 넥스트-레벨 트레이닝 캠프가 열리는 기장을 비롯해 서울과 광주, 합천 등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오히려 야구 명문고보다는 환경이 열악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를 찾아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류지현 감독은 늘 "주위에서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이제는 돌려드려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 |
류지현 감독. |
KBO는 "허구연 총재와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대표팀 운영 계획, 상대팀별 전략 수립 방안, 국내 및 국제 야구계 흐름에 대한 이해도 등에 대해 류지현 최다 득표자와 면접을 거친 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류지현 감독은 대표팀 감독 선임 발표 소식이 전해진 24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무한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면서 "류중일 전임 감독님이 지난 3년 동안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여 주셨다. 유망주와 젊은 선수들 위주로 운용하시면서 그들에 대한 어떤 가능성을 많이 비춰주셨다. 그런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를 토대로 해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할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류지현 감독은 "그동안 (류중일 감독이) 정말 대표팀을 잘 이끌어주셨다. 2026 WBC 대회까지 가셨어야 했는데,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회로 인해 그렇게 됐다. 사실 그래서 제가 지금 죄송한 마음이 있다"며 사과의 뜻도 동시에 전했다.
KBO는 류지현 감독에 관해 "현장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보직을 경험하고 구단 감독까지 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점과 다년간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로서 다수의 국제 대회에 참가해 경험을 쌓은 점 등에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류지현 감독은 "시즌이 개막하면 국내 경기도 많이 봐야 하고, 해외파 선수들도 둘러보며 점검할 것이다. 아마 바쁘게 다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대표팀이 최근 아시안게임에서는 좋은 결과를 냈지만, 올림픽과 WBC 대회서는 사실 팬들의 응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팬 분들께 보답을 해드리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큰 사명감을 갖고 있다. 천만 관중 시대에 걸맞게 팬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뿐이다"라며 재차 굳은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 코치 시절의 류지현 감독. |
류지현 대표팀 감독. /사진=KBO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