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웅이 어쩌다...' 끝내 자진 사퇴 왜?→직접 입장까지 밝혔다, 구단도 공식 사과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5.01.2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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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왼쪽)와 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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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봉사에 나섰던 박정태 감독(오른쪽 2번째). /사진=한국클럽야구연맹 제공
한때 부산 야구의 영웅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정태(56)의 결말은 끝내 자진 사퇴였다. SSG 랜더스는 박정태 퓨처스(2군) 감독이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구단에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SSG 랜더스는 24일 "박정태 퓨처스 감독이 이날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SSG는 "박정태 전(前)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면서 "이에 2025시즌 퓨처스 코칭스태프 개편을 완료했다"고 했다. 하지만 불과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결국 박정태 퓨처스 감독은 스스로 물러나기로 최종 결단을 내렸다. 음주 이력이 끝내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대연초-부산중-동래고-경성대를 졸업한 박정태는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1991년 롯데 자이언츠에 1차 지명으로 입단, 2004년까지 롯데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KBO 리그 통산 116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6(3857타수 1141안타) 85홈런 2루타 228개, 3루타 23개, 639타점 531득점 475볼넷 35몸에 맞는 볼 416삼진, 장타율 0.433, 출루율 0.373의 성적을 올렸다. 역대 2루수 중 최다인 5차례(1991, 1992, 1996, 1998, 1999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달 SSG는 박정태를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구단 육성 방향성에 부합하는 지도자상을 수립하고 기본기, 근성, 승부욕 등 프로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리더, 기술, 심리, 멘탈, 체력, 교육 등 선수 매니지먼트에 대한 이해력, 선수별 특성에 맞게 육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최우선 선임기준으로 세웠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후보군을 리스트업했고 경력 검토 및 평판 체크 후 심층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박정태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정태 퓨처스 감독이 선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선수별로 육성 솔루션을 제시하고, 투지와 끈기의 육성 문화를 선수단에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난 2019년 박정태는 음주 운전을 하고 버스 운전을 방해하면서,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법원은 보호관찰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한때 '고향 팀' 롯데의 사령탑으로 물망에 오르내리던 그였기에, 당시 음주 사건의 충격파는 컸다. 박정태는 이후 유소년 야구 지도 활동에 힘쓰며 지내왔다. SSG는 "박정태는 유소년 야구단을 창단, 10여년 동안 유소년 양성과 지도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2022년에는 밀양시 소재 중, 고등학교에서 클럽야구단 창단을 추진해 아마추어 야구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2020년과 2024년에는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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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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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SSG 퓨처스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하지만 박정태 퓨처스 감독 선임 후 SSG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SSG 구단에 따르면 박정태 감독은 "선임 이후 팬분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현장으로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와 관련된 문제로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감독은 "향후 낮은 자세로 KBO 리그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 보겠다"며 직접 자진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박정태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하자, SSG도 바쁘게 움직였다. 구단은 박 감독과 관련 사항으로 면담을 진행했다. SSG는 "팬과 선수단, KBO 리그 등 다각적인 부분에 대한 고심 끝에 박 감독의 자진사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구단은 사과의 메시지까지 전했다. SSG는 "이번 퓨처스 감독 선임과 관련해 팬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향후 구단은 KBO 리그와 팬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SSG는 "차기 퓨처스 감독을 조속히 선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SG는 같은 날 구단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통해서도 "SSG 랜더스를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이번 퓨처스 감독 선임과 관련해 일련의 일들로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향후 구단은 KBO리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업무 전반에 대한 세심한 점검과 개선을 진행하고, 특히 팬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다시 한번 이번 일에 대해 사과드리며, 조속한 시일 내 선수단을 재정비하고 최상의 경기력으로 2025시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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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신임 SSG 퓨처스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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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가 24일 공식 SNS 계정에 게재한 사과문. /그래픽=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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