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수녀들'의 배우 전여빈이 21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2025.01.21 /사진=이동훈 photoguy@ |
배우 전여빈이 다시 왔다. 영화 '하얼빈'의 공부인 역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스크린을 달리고 있는 그녀는 설 연휴 개봉한 '검은 수녀들'에서 미카엘라 역을 맡아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진행한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여빈은 영화 속에서 미카엘라 수녀 역을 맡아서 유니아 수녀역을 맡은 송혜교와 함께 호흡했다.
먼저 전여빈은 "영화를 찍고 '하얼빈'과 '검은 수녀들' 홍보에 최선을 다해야지 생각했는데 '검은 수녀들' 개봉이 제 생각보다 좀 빨라졌다. 두 영화는 관통하는 마음이 동일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얼빈' 때 말씀 드렸는데 나라는 존재를 넘어서서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있고, 그것을 위해 달려나가는 마음이 뭘까. 나의 어떤 순간에, 나도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일까 하고 자문할 수 있었다"라며 "용기라는 건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이 존재하지만 어떻게든 그것을 넘어서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주하고 맞서내고 그 문을 확 열고 나오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이 저에게도 영감을 준다. 괜히 씩씩해지는 느낌이다"라고 소감을 털어놨다.
극중 미카엘라 수녀는 아픈 어린시절의 과거를 딛고 수녀가 돼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한다. 어린 시절 '귀태', 저주 받은 아이라는 프레임 속 자라면서 바오로 신부(이진욱 분)의 수제자로 길러지고 과학적 구마 현상은 없다고 믿는 그의 밑에서 일하다가 유니아를 만나고 변화한다. 그는 공포를 느낄 때 단 음식을 폭식하는 모습으로 영화에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하기도 한다. 전여빈은 "원래 미카엘라는 영을 느끼거나 두려움 느낄 때 단 것을 폭식하는 설정이었다. 아이가 단 것을 좋아하다가 어른이 돼서 정제된 표현으로 남은 것이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느끼는 그런 모습이다. 아이스크림이나 탕후루 외에 입에 초코바를 가득 욱여 넣는 정면도 촬영했었는데, 그 장면은 편집 됐다"라고 설명했다.
전여빈은 "작품에 송혜교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 된 상황에서 저는 그 이후에 제안을 받았다. '검은 사제들'을 너무 재밌게 봤었고, 그래서 그 스핀오프 형식의 영화인 '검은 수녀들'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라며 "대본을 읽는데, '검은 사제들'과 같은 포맷을 갖고 있지만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라는게 느껴졌다. 둘만의 힘으로 한 생명을 구하는게 아니라 이 과정에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이야기였고 걸음 걸음에 한 숟가락씩 올려주는 모습을 통해 연대의 과정이 잘 보였다. 지금 시대에 한 여성 배우로 이런 주제를 나눌 수 있고 감당할 수 있다는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배우 전여빈(미카엘라 수녀 역)과 송혜교(유니아 수녀 역)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검은 수녀들' 시사회 및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01.20.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
전여빈은 "훗날 촬영을 다 마치고 캐스팅 당시 미카엘라 수녀역에 다른 후보들도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송혜교 선배님이 저를 많이 추천해주셨다고 하더라. 일면식도 없었는데 주변에 친한 친구 배우들이 겹쳤었다. 저를 추천했다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면 직접 묻지는 못했다". 최근에 유튜브 촬영하면서 처음으로 용기내서 '언니, 혹시..?'하며 직접 추천해준 것이 맞냐고 물어보니까 맞다고 하더라. 좋았다"라며 "그야말로 혜교 언니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우리들의 스타였다. 저도 언니가 나온 드라마는 거의 다 봤다. 순풍산부인과부터 '올인', '가을 동화'부터 해서 제가 노희경 작가님을 좋아하는데 '그사세'나 '그 겨울' 최근에 '더 글로리'까지 안본게 없이 다봤다"라며 "그녀의 모습을 볼 때, 어렸을 때는 마냥 아름다운 스타로 봤다면 제가 배우라는 꿈을 꾸고, 일을 하면서 또 다른 노력을 하는 그 모습이 이상적으로 느껴졌다"라고 밝혔다.
또 전여빈은 "촬영장에서 같은 상대배우로 눈을 보고 음성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꿈같기도 했다. 연기할 때 언니 눈이 서정적이기도 했고, 유니아 수녀가 너무 중요한 인물인 만큼 언니도 촬영장에서 큰 나무 같았다. 작고 가녀린 몸으로 이 현장을 조용히 묵묵히 버텨주는 힘이 있었다"라며 "유니아 수녀와 결은 다르지만 그 존재감을 똑같이 느껴졌다. 언니 눈을 보며 때때로 많이 울컥하고. 마음으로 온전히 의지하고 기댔다. 언니가 하는 모습은 눈여겨 보며 나도 훗날 저런 선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영화 '검은 수녀들'의 배우 전여빈이 21일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mmm 2025.01.21 /사진=이동훈 photoguy@ |
전여빈은 현재 영화 2편이 개봉 중이고 배우 남궁민과 주연을 맡은 드라마 '우리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 그녀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어느 작품에서도 잘 녹아들며, 전여빈은 제 몫을,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 자신이 꿈꾸던 삶을, 오롯이 자신의 노력을 통해 현실로 만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전여빈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대중에 감사를 표했다. 전여빈은 "제가 만나는 기회들, 인연들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다. 배우는. 자신이 아무리 마음 먹고 준비한다한들 저를 만나주는 작품이 없고 받아주는 관객이 없으면 그 노력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순간도 많다. 그래서 무명일 때는 무력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내 의지만으로 완성되는 시간은 아니다"라며 "지금 제게 와준 이 모든 환경에 감사를 느낀다. 더 좋은 배우가 되고 더 나아지는 연기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많이 고민하고 애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