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고맙다고 해야죠" 김연경, '여제'라 가능한 자신감... 2위 현대건설 잡은 흥국생명 독주 탄력 받는다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5.01.2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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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이 25일 현대건설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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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오른쪽)이 승리 후 인터뷰에서 피치의 답변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저한테 고맙다고 해야죠."

김연경(37·인천 흥국생명)은 당당하고 자신만만했다. 동료의 활약이 김연경의 부담감을 덜어준다기보단 자신에게 마크가 몰리니 동료가 더 부담 없이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제'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김연경은 2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현대건설과 도드람 V-리그 2024~2025 여자부 홈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16점을 몰아치며 셧아웃 승리(25-13, 25-21, 25-15)를 이끌었다.

3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승점 53을 획득, 이로써 2위 현대건설(승점 47)과 격차를 벌리고 선두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갔다.

설 연휴 첫날을 맞아 이날 삼산체육관엔 무려 6050명의 만원 관중이 몰렸다. 팀 시즌 2번째 매진이자 올 시즌 최다관중이었다. 매진의 가장 큰 지분을 맡고 있는 김연경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 앞에서 변함 없는 활약을 뽐냈다.


김연경의 활약은 사실 놀라울 게 없었다. 평소와 같은 뛰어난 경기력이었기 때문. 오히려 돋보인 건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와 정윤주였다. 미들블로커 피치는 블로킹 6개 포함 15점, 공격 성공률 72.73%를 기록했고 정윤주 또한 성공률 54.17%로 14점을 보태며 김연경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연경은 서브 에이스 하나 포함 16점, 성공률 46.88%.

경기 후 피치와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연경은 "전체적으로 잘 됐다. 리시브와 서브로 시작되는데 둘 다 잘 됐고 그랬을 때 준비한 게 있었는데 그런 것도, 블로킹도 잘 됐다"며 "이고은의 토스 배분이나 토스 질도 좋았다. 여러가지로 좋은 경기력으로 오랜 만에 보여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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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오른쪽)이 블로킹 벽을 뚫고 득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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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김연경. /사진=KOVO 제공
팀에 대해선 냉정한 평가를 이어갔다. 그는 "팀이 전반기 막판부터 좋지 못했다. 블로킹이나 리시브도 그렇고 딱히 잘한 게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경기력이 안 좋았다"며 "얘기도 많이 했고 훈련도 꾸준하게 준비했던 게 오늘 잘 된 비결이다. 그런 부분에서 긍정적이고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팡팡(MVP)'에 선정된 피치의 활약이 부담을 덜어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김연경은 "상대가 분석할 때 피치 앞에 블로커 한 명을 두고 나에게 2명이 온다. 나와는 관계가 없다. 모든 팀이 대비하고 그렇게 대비한다"면서 "오히려 피치가 좋다. 상대 한 명이 마크하니 더 잘 때릴 수 있다. 제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저한테 고맙다고 해야 한다"고 현장에 있던 취재진과 스태프들, 피치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연경이니까 할 수 있는 자신감 넘치고 지극히 사실적인 말이었다. 지난 21일 화성 IBK기업은행전 승리 후에도 인터뷰에 나선 김연경은 최근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다는 말에 "당연히 힘들다. 안 힘들 수 없다. 외인이 빠지면서 그런 부담도 있고 상대에게 쉬워지도록 공격이 단순해지니 마크가 편해진다. 그러다보니 성공률은 낮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나는 공격도 공격이지만 리시브도 넓게 가져가고 다른 도와줘야 할 부분도 많다. 그러기에 다른 부분도 집중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 동료들의 동반 활약이 이어지면 상대에게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혹은 김연경이 다소 막히더라도 팀의 승리는 한결 쉬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홀로 책임져야 했던 게 많았던 김연경으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동료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를 했던 김연경이지만 이내 칭찬도 곁들였다. "물론 (기회를) 만들어줘도 포인트로 연결해주기가 쉽지는 않다. 그렇게 되면 팀이 풀리니 사이드에서 공격 옵션이 하나 더 생기는 장점이 있다"며 "블로킹도 최근 들어 너무 좋다. 미들인데도 많은 득점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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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왼쪽)가 득점 후 김연경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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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동료와 함께 환호하고 있는 김연경.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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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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