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는 수비가 참..." 8년 차에 고정 포지션 하나 없다 'FA 유출 단속' KT, 올해는 해법 찾을까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1.26 09:17
  • 글자크기조절
image
강백호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올해도 KT 위즈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강백호(26)의 포지션 찾기다.

강백호는 부천북초-서울이수중-서울고 졸업 후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해 막내 구단 KT가 내세울 수 있는 팀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천재 타자라는 명성답게 타격 재능은 확실했다. KBO 통산 8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3006타수 924안타) 121홈런 504타점 499득점 38도루, 출루율 0.388 장타율 0.494 OPS(출루율+장타율) 0.883을 기록했다. 부상이 있던 2022~2023시즌을 제외하면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과 3할 언저리의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정교함과 파워 모두를 갖춘 타자로 평가받는다.

프로 8년 차를 맞이했음에도 아직 고정된 포지션이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2018년 데뷔 때부터 외야수(185경기 1388이닝), 1루수(283경기 2297이닝) 심지어 포수(32경기 172이닝)까지 여러 곳을 다녀봤으나, 어디 하나 정착하지 못했다. 그 탓에 보통 주전 야수와 베테랑 선수들의 휴식처 및 타격을 살리는 자리가 돼야 할 지명타자가 그의 몫이 돼 선수단 운영에도 어려움을 줬다.

선수 본인에게도 마이너스였다. 지난해 10월 강백호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김혜성(26·LA 다저스)과 함께 신분 조회 요청을 받아 화제가 됐다. 어디까지나 가장 기본적인 절차지만, 적어도 강백호에게 관심이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스타뉴스가 만난 복수의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들은 강백호의 타격이 긁어볼 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애매한 포지션 탓에 진출 가능성을 낮게 바라봤다.


image
강백호가 외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최근 만난 메이저 스카우트 A는 "현시점(2024시즌 기준)에서 김도영(22·KIA 타이거즈), 김혜성 외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선수가 당장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투수 쪽은 몇 년 뒤 안우진(26·키움 히어로즈) 정도가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백호는 수비가 참... 아직 고정적인 포지션이 없지 않나"고 되물으면서 "(자주 나온) 외야는 송구가 불안하다. 1루를 하기엔 타격에서 발전 속도가 더뎌 이젠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의 다저스행 이후 연락이 닿은 또 다른 메이저 스카우트 B 역시 "KBO 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 위주로 보고 있다. KBO 리그 수준이 아쉽다고 하지만, 리그를 지배했던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확실히 메이저리그에서도 보는 눈이 달라졌다"며 "현재(2024시즌 기준) 국내 선수들은 보고 있지 않다. 김도영은 아직 (포스팅까지) 시간이 남았고 강백호는 애매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동안 KT가 강백호에게 알맞은 포지션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데뷔 시즌 김진욱(65) 전 감독부터 2019년부터 재임 중인 이강철(59) 현 감독까지 강백호의 제대로 된 위치를 찾아주려 다양한 시도를 했다. 데뷔 시즌에는 수비 부담이 가장 덜한 좌익수로 시작했고 우익수를 거쳐 3년 차부터 1루수로 3년간 풀타임을 뛰었다. 2023년에는 우익수로 돌아왔다가 급기야 지난해에는 포수로 30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외야에서는 강한 어깨에 비해 안정적이지 못한 송구 탓에 내야수들에게 불안함을 줬고, 1루에서는 강습 타구 처리에 어려움을 느껴 자리 잡지 못했다. 포수는 고교 시절에도 했던 만큼 가장 익숙한 포지션이나, 오랜 기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탓에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image
강백호가 1루 수비를 하고 있다.


어디 하나 고정되지 못한 포지션은 강백호에게도 혼란을 줬다. 최근 이대호가 운영하는 야구돼장 유튜브에 출연한 강백호는 "사실 포지션 바꾸는 게 말도 안 되게 힘들다. 포수는 예민한 포지션이고, 투수랑 호흡이 맞아야 해서 그게 제일 어려웠다"며 "그나마 제일 괜찮았던 건 1루였다. 골든글러브도 두 번 받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나도 8년 차다. 1루 포지션도 너무 좋고 외야도 좋은데 한 포지션만 고정시켜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어느 포지션이든 열심히 하겠다"고 이강철 감독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전날(25일) KT는 강백호에게 올해 구단 최고 인상률인 141.4%와 인상액(4억 1000만 원)을 기록하며 연봉 7억 원을 안겨줬다. 이는 KBO 8년 차 최고 연봉으로, 지난해 개인 타이틀 하나 없이 이뤄낸 성과다. 이를 두고 야구계는 KT가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대우를 확실히 하면서 혹시 모를 FA 유출을 단속했다고 보고 있다. 이제 FA A등급이 유력한 강백호를 타 팀이 데려가기 위해서는 보상선수 1명(20인 보호선수 외)과 전년도 연봉 200%(14억 원) 또는 전년도 연봉 300%(21억 원)를 원소속팀인 KT에 지급해야 한다.

이날 오전 스프링캠프지가 있는 호주로 출국한 KT 명단에 강백호는 일단 포수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허경민(35)을 FA 영입하며 기존 3루수 황재균(38)이 1루로 향하는 등 포지션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 KT로서는 강백호가 포수에 안착해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준비를 할 수 있게 된 가운데 KT와 강백호가 과연 8년째에 접어든 묵은 문제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