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억' 값비싼 백업 현실 되나... 강백호는 이미 '포수'로서 캠프 향했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1.26 17:01
  • 글자크기조절
image
2025년 KT 위즈 1차 호주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강백호(빨간 네모)은 포수로 분류돼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image
강백호가 포수 훈련을 하고 있다.
연봉 7억 원의 값비싼 백업 포수가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천재 타자' 강백호(26·KT 위즈)가 포수로 분류돼 호주 스프링캠프로 향했다.

KT는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질롱으로 출국했다. 이번 1차 캠프에는 이강철 감독을 필두로 한 코치진 12명과 주장 장성우 그리고 올 시즌 KT에 새롭게 합류한 허경민, 오원석,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등 선수단 60여명이 참가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포수로 분류된 강백호다. 부천북초-서울이수중-서울고를 졸업한 강백호가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이후 포수로서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건 데뷔 8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겨울 KT발 연쇄 이동의 결과다. 2024~2025 KBO FA 시장에서 이적을 택한 선수 중 3명이 KT와 관련이 있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30)과 우완 투수 엄상백(29)이 한화 이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두산 베어스에서는 베테랑 3루수 허경민(35)이 FA로 합류했다. 그리고 외야수 장진혁(32)이 엄상백의 보상 선수로 KT로 합류해 야수 포지션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강백호가 주로 나선 곳은 1루와 외야였다. 조금 더 구분하자면 1루수로 283경기 2297이닝, 우익수 109경기 820이닝, 좌익수 72경기 539이닝, 중견수 4경기 29이닝을 나왔고, 심지어 지난해에는 포수로 30경기 169⅔이닝을 출전했다.


하지만 이제 장진혁과 허경민의 합류로 코너 외야와 1루 자리가 박 터지면서 수비에서 강백호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배정대와 장진혁이 중견수를 나눠 뛰고 멜 로하스 주니어, 김민혁이 코너 외야로 출전할 예정이어서 출전 시간 배분이 어렵다. 1루는 더 험난하다. 허경민의 합류로 기존 3루수 황재균이 1루 이동이 유력하다. 여기에 문상철, 오재일 등 기존 선수가 있어 출전 시간을 3명이 나눠 가지기도 빠듯하다.

image
강백호(왼쪽)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출전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포수 강백호가 19일 사직 KT전에서 8회 1사 후 2루 견제 송구를 뿌리며 최항을 잡아내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포수 강백호가 19일 사직 KT전에서 8회 1사 후 2루 견제 송구를 뿌리며 최항을 잡아내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결국 남은 한 자리가 고등학교 시절 봐왔던 안방이다. 주전 포수 장성우(35)의 아성이 굳건한 가운데 강백호는 장성우의 지명타자 혹은 휴식 때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7억짜리 백업 포수의 탄생인 셈이다. 강백호는 출국 하루 전 연봉 7억 원에 2025시즌 계약을 완료했다. 이는 올해 구단 최고 인상률인 141.4%와 인상액(4억 1000만 원)으로 KBO 8년 차 최고 연봉이기도 하다.

강백호의 포수 수비 센스는 나쁘지 않다. 서울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했던 경험을 살려 지난해 갑작스럽게 시즌 중 포수 수비에 도전했음에도 나쁘지 않은 블로킹과 레이저 송구를 선보였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KBO 리그에만 도입된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로 인해 주요 포수 기술 중 하나인 프레이밍 능력이 크게 필요 없다는 것은 호재다.

그래서 지난해 4월 이강철 감독은 "이제는 프레이밍이 필요 없다. ABS 체제에서는 그냥 잡기만 하면 된다. 블로킹 잘하고 송구 잘하는 포수가 1등"이라며 "(강)백호가 볼 빠진 걸 블로킹해내는 장면을 보셨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포수를 몇 년 안 하다가 그렇게 잡는 게 쉽지 않은데 정말 타고났다. 강한 어깨도 어깬데 팔 휘두를 때 보면 포수에게서 보이는 스윙이 나온다. 포수에 최적화된 몸 같다"고 혀를 내두른 바 있다.

만약 강백호가 포수로 완전히 자리 잡게 된다면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KT 입장에서 주전 포수이자 클린업 트리오의 한 축인 장성우의 체력 관리를 위해 그의 공백을 메울 백업 포수가 필요하다. 지난해 19홈런 81타점에서 보이듯 여전히 장성우의 타격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체력 안배를 해준다면 더 오랜 기간 꾸준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강백호 역시 올 시즌 후 FA 자격을 갖춰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분 조회도 받았고, KBO FA 시장에 나온다면 타격 재능 하나로 100억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상이 있던 2022~2023시즌을 제외하면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과 3할 언저리의 타율을 기록해 정교함과 파워 모두를 갖췄다. 2022년 겨울 당시 만 35세의 양의지(37)가 계약기간 4+2년 총액 152억 원에 두산으로 컴백했던 걸 떠올리면 만 26세의 공·수 겸장 포수가 얼마를 받을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image
강백호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image
KT 위즈 2025시즌 호주 1차 스프링캠프 명단. /사진=KT 위즈 제공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