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외인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27일(한국시간) 호주 질롱에서 열린 KT 스프링캠프 시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헤이수스는 지난달 1일 KT와 총액 100만 달러(연봉 8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 생활을 이어 나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와 총액 80만 달러(연봉 60만 달러·옵션 20만 달러)와 계약을 맺은 지 딱 1년 만이다.
연봉이 소폭 상승했으나, 오히려 KT에 넝쿨째 들어온 복덩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헤이수스는 지난해 키움 팀 타선이 타율, OPS(출루율+장타율) 최하위를 달리는 등 전력이 좋지 않았음에도 30경기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 171⅓이닝 178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5, 피안타율 0.258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만약 키움에 남아 재계약했다면 100만 달러 이상의 금액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활약이었다. 그러나 키움은 외국인 타자 2명을 데려오는 결단을 내렸고 그 대신 아리엘 후라도(29)와 헤이수스에 대한 보류권을 풀어줬다. 보류권에서 풀린 외국인 선수는 KBO 리그 타 팀으로 이적이 가능하나, 신규 외국인 선수로 분류돼 헤이수스도 최대 100만 달러의 금액밖에 받을 수 없었다.
KT는 적극적인 영입 시도로 헤이수스를 낚아챘다. 여기에 기존의 윌리엄 쿠에바스(35), 멜 로하스 주니어(35)를 잔류시키며, 모두 KBO에서 수준급 활약을 펼친 선수들로 채워 안정적인 전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1일 KT와 계약을 맺은 헤이수스. /사진=KT 위즈 제공 |
무엇보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을 받는 헤이수스의 합류로 13승 투수 엄상백(29·한화 이글스)과 11승 투수 웨스 벤자민(32)의 공백이 옅어진 것이 크다. KT는 2022년 합류 후 계속해서 성적이 하락세를 띤 벤자민과 결별을 선택했다. 벤자민은 지난해 28경기 11승 8패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 4.63으로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엄상백 역시 201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하고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로 활약했다. 그 활약을 인정받아 이번 FA 시장에서 한화와 4년 최대 78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헤이수스는 두 사람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구위와 퍼포먼스를 지녔다는 평가다. 미국에 있을 때보다 제구가 안정되고 직구 구위가 살아난 것이 컸다. 트리플A에서 3년간 헤이수스는 53경기 동안 9이닝당 볼넷이 4.8개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31개로 크게 줄었다. 헤이수스를 지켜본 한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스타뉴스에 "KBO 리그에서 헤이수스의 직구와 구위는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제구가 잡히면서 안정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B는 "정말 좋아했던 투수였다. 왼손 투수가 그 정도 구속이 잘 나오는 것이 매력적이다. 제구도 그 정도면 충분하고 몸이 일단 좋으니까 부상도 잘 안 당한다"며 "슬라이더, 커브는 평균 수준인데 체인지업이 정말 좋다. 하나 아쉬운 건 왼손 투수 치고 견제할 때 팔이 느린 편이다. 그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지난해 보여준 모습으로는 언제 메이저리그에서 던진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