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라진 '196⅔이닝', WS 우승투수가 소방수 나선다... 좌완 원투펀치 '개봉박두'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5.01.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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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터커 데이비슨.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해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선수가 팀을 떠났다. 롯데 자이언츠가 '월드시리즈 선발투수'가 그 빈자리를 채우길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찰리 반즈(30)와 터커 데이비슨(29), 두 좌완투수로 구성했다. 반즈는 총액 150만 달러(보장 금액 135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 데이비슨은 95만 달러(보장 금액 8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로 KBO 리그 4년 차가 되는 반즈는 어느 정도 검증된 자원이다. 지난 3년 동안 통산 86경기에 출전해 32승 28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결장한 기간이 있었음에도 3년 연속 150이닝을 채우며 선발진을 지켰다.

계산이 서는 반즈와는 달리 데이비슨은 올해 검증이 필요하다. 지난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데이비슨은 통산 56경기(17선발)에서 4승 10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7시즌 동안 30승 44패 평균자책점 3.22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2021년에는 정규시즌 4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2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021년 월드시리즈에서는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섰고, 팀도 4승 2패로 이기면서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2년 12경기에 나왔으나 2승 7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빅리그 단 1게임에 나온 후 대부분의 시간을 트리플A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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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커 데이비슨이 애틀랜타 시절인 2021년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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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터커 데이비슨(맨 왼쪽)과 찰리 반즈(맨 오른쪽)가 김태형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입단 당시 롯데는 "데이비슨은 투구 타점이 높고 디셉션이 좋으며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완급 조절하며 던질 수 있는 선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탯캐스트에서 데이비슨은 6개 구종이 기록됐는데, 특히 좌완투수가 많이 던지지 않는 스플리터 구사율이 20% 가까이 됐다. 구속은 2022년 평균 93.1마일(약 149.8km)이었지만 이듬해에는 91.4마일(약 147.1km)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KBO 기준에서는 준수한 편이다.

다만 이닝 소화력은 의문점이다. 데이비슨은 2016년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한 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 2022년 132⅓이닝(메이저리그 52이닝+트리플A 80⅓이닝)에 불과하다. 마이너리그보다는 선발투수의 이닝 수가 많은 KBO 리그에서는 이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마침 전임자가 이닝이터였다는 점이 비교거리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24시즌 개막전 선발이었던 애런 윌커슨(36)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는 지난해 32경기에 등판,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을 기록했다. 특히 196⅔이닝을 소화하면서 리그 이닝 1위에 올랐고, 지난 2015년 조쉬 린드블럼(210이닝)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롯데 투수가 됐다.

2023년 후반기 입단 후 보여줬던 퍼포먼스(13경기 79⅔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는 아니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윌커슨은 2023시즌에는 포수가 미트를 대는 대로 착착 꽂았다. 그런데 2024년에는 다소 볼이 높게 들어와서 통타당하더라"고 전했다. 그래도 "볼넷을 주느니 비거리 8000m의 피홈런이 낫다"는 본인의 투구 철학처럼 과감한 승부가 돋보였다.

다만 윌커슨 역시 마이너리그에서 이 정도까지 이닝을 기록해본 적은 없다. 그런 점에서 데이비슨 역시 한국에서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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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윌커슨.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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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터커 데이비슨.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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