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훈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2.9 /사진=김창현 chmt@ |
박성훈에겐 2025년 새해부터 가혹한 나날이 이어졌다. 지난달 개인 SNS에 올린 일본 AV 표지 게재 여파가 해를 넘기며, 최근까지도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글로벌 대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 찬물을 끼얹는 민폐를 끼쳤기 때문. 박성훈이 '빛삭'(빛의 속도로 삭제)한 문제의 SNS 게시물은 '오징어 게임'을 저속하게 패러디한 음란물이었다. 이에 연출자 황동혁 감독도 인터뷰에서 "어떻게 해서 그런 걸 올렸는지 저도 알고 싶다"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결국 박성훈은 눈물의 공개 사과를 했다. 그는 8일 진행된 '오징어 게임2' 홍보 인터뷰에서 "최근 저의 크나큰 실수로 인해 많은 분께 불편함, 심려를 끼쳐드려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긴장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임했다. 그 이유는 '오징어 게임2'에는 제작진, 스태프, 배우분들 등 정말 수많은 분의 노고가 있었는데 그분들에게 피해를 안겨주진 않았나 하는 마음에 긴장이 많이 됐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박성훈은 이미지 타격으로 차기작에도 불똥이 튀게 만들었고, 끝내 그의 '하차' 소식이 들려왔다. 박성훈의 사과 이후 tvN 새 드라마 '폭군의 셰프' 측은 11일 "제작진과 박성훈 측이 많은 논의 끝에 이번 작품을 함께하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며 "최근 일어난 일들과 관련, 배우와 소속사(BH엔터테인먼트) 모두 여러 차례 사과의 뜻을 전해왔었고 여러 상황을 긴밀하게 상의해 왔다"라고 공식화했다.
'폭군의 셰프'가 로맨틱 코미디물인 만큼 하차를 요구하는 팬들의 항의가 이어졌던 터, 결국 하차라는 큰 결단을 내린 제작진이다. 이에 따라 소녀시대 임윤아의 남자는 애초 박성훈에서 신예 이채민으로 변경됐다.
왼쪽부터 김민석, 박성훈, 장동건, 김판수 감독, 혜리, 우도환, 김민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특히 '열대야'는 태국 방콕에서 로케이션으로 완성된 하드보일드 액션 대형 프로젝트로, 일찍이 기대감을 모은 작품이다. 한밤중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도시 방콕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몸을 던진 이들의 가장 뜨거운 24시간을 그린다.
게다가 박성훈이 전매특허 '악역' 열연을 수놓은 '열대야'이기에, 그로써는 분위기 반전을 자아낼 '승부수'로 점쳐지고 있다. 박성훈이 그간 '빌런' 캐릭터로 인기를 톡톡히 누렸기 때문. 넷플릭스 '더 글로리' 시리즈,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으로 활약해 연달아 흥행 홈런을 날린 바 있다.
오죽하면 현재까지도 대중에게 '더 글로리' 속 악랄한 학폭(학교 폭력) 가해자, '전재준'으로 각인돼 있으니 말 다했다.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에도 김수현과 김지원의 사랑을 방해하는 윤은성을 워낙 얄밉게 표현, "마주치면 죽여버린다"라는 시청자 반응까지 들었다는 박성훈이다.
그런 박성훈이 몸무게 11kg을 감량하고 4개월여 촬영 기간 동안 철저한 식단 조절을 하며 '각' 잡고 임한 '열대야'. 극 중 맡은 역할도 이전과 달리 더욱 어마무시하다. 방콕 내 한인 마약 조직의 판매책인 만수라는 인물을 연기, 판을 키웠다. 또한 박성훈은 '열대야'를 통해 액션 장르에 첫 도전, 쌍둥이 형제이자 동업자인 광수 역의 배우 김민과 '빌런 콤비' 앙상블로 색다른 매력을 꾀했다.
뿐만 아니라 '열대야'는 천만 영화 '서울의 봄' 제작사인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신작이자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각색 참여, 영국 런던 필름 스쿨을 졸업한 김판수 감독의 연출, 여기에 배우 우도환과 장동건·혜리 등이 뭉쳤다.
여러모로 도전을 시도한 박성훈이 과연 '폭군의 셰프' 하차 아픔을 '열대야'로 씻어내고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