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합성 사진)의 모습. /사진=클러치 포인트 갈무리 |
김하성. /AFPBBNews=뉴스1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ESPN 등은 30일(한국 시각) 소식통을 인용,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한화 약 420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하성은 2025시즌에 1300만 달러(약 188억원)를 받은 뒤 내년 시즌에는 1600만 달러(약 231억원)를 수령한다. 특히 김하성의 올 시즌 연봉인 1300만 달러는 팀 내 최고 연봉 금액이다. 팀 내 연봉 2위가 된 내야수 브랜든 로우(31)의 1050만 달러(약 152억원)보다 높다. 여기에 올 시즌 325타석을 소화할 경우, 김하성은 200만 달러(약 29억원)를 추가로 받는다.
김하성의 위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탬파베이는 지난 1999년 외야수 그렉 본과 당시 4년 34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리고 야수로는 그렉 본에 이어 무려 26년 만에 김하성에게 가장 많은 FA 금액을 투자했다. 이는 탬파베이 FA 역사상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대우했는지 알 수 있다.
더욱이 이번 계약은 김하성에게 매우 유리하다는 평가다. 바로 옵트 아웃(계약 기간 도중 FA 권리 행사 등으로 인한 계약 파기)을 실행할 수 있는 조항이 계약 조건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김하성이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옵트 아웃 권리를 행사해 다시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김하성이 어깨 부상을 당한 뒤 재활 중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단히 좋은 계약이라 볼 수 있다.
ESPN은 "김하성이 (올 시즌을 마친 뒤) 옵트 아웃을 실행해 내야수가 부족하다는 2026년 FA 시장에 합류가 가능하다. 유격수 보 비셋(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루수 루이스 아라에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김하성과 비슷한 수준의 선수"라고 분석했다.
김하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한화 약 534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4년 2800만 달러 보장 계약이었다. 그리고 2024시즌을 끝으로 보장 계약 4년이 끝났다. 김하성과 샌디에이고가 2025시즌 상호 옵션을 실행했다면, 김하성은 연봉 800만 달러(약 118억원)를 받고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왔고,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탬파베이와 도장을 찍었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
김하성. /AFPBBNews=뉴스1 |
김하성은 2023시즌 메이저리그 162경기 중 1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2루타 23개, 75볼넷 124삼진 38도루(9도루 실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의 커리어 하이 성적을 거뒀다. 공격도 잘했지만, 수비에서도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 경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샌디에이고 내야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책도 2021시즌 5개에 이어 2022시즌 8개, 2023시즌에는 1개를 줄인 7개를 기록했다. 이어 2024시즌 김하성은 121경기에 출장, 타율 0.233(403타수 94안타) 11홈런 47타점 60득점 58볼넷 77삼진 22도루(5실패) 출루율 0.330, 장타율 0.370, OPS(출루율+장타율) 0.700의 성적을 올렸다.
김하성은 지난해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 도중 어깨에 통증을 느끼며 교체 아웃됐다. 당초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경기가 2024시즌 김하성의 마지막 경기로 남았다. 김하성은 약 두 달 만인 지난해 10월 오른쪽 어깨 관절 와순 수술을 받았다.
현재 김하성은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당초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본토 개막전 출격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4월 복귀를 기대했지만, 이번에 5월로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비록 5월이라도 정상 출전이 가능하다면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김하성은 2025시즌에 충분히 100경기 이상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25타석이라는 옵션도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최근 김하성은 보란 듯이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실내에서 티 배팅을 하고, 수영장에서 회복 운동을 하는 등의 영상을 공개하며 '좋은 시작(Good start)'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도 했다.
MLB.com은 "김하성이 부상에서 복귀할 경우, 탬파베이의 주전 유격수로 뛸 것"이라고 했다. 탬파베이는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구단이다. 서재응(2006년)과 류제국(2007~2008시즌), 최지만(2018~2022시즌) 등이 뛰었다. 또 탬파베이는 2019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강팀이다. 비록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무르기는 했지만, 다시 도약을 노리고 있다. 마침내 장고 끝에 탬파베이로 향한 김하성이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지, 벌써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
김하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