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고작 122이닝' 부상에 절망했던 LG 새 외인, 어떻게 슬럼프 극복했나 "힘든 시기에 딸이..."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5.01.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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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 시절 요니 치리노스. /AFPBBNews=뉴스1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32)가 끝내 메이저리그(ML) 최고의 팀을 떠나게 했던 부상으로부터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를 공개했다.

치리노스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리는 2025 LG 스프링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을 가졌다. 한때 월드시리즈 진출팀에서도 핵심적인 활약을 했던 선수였기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를 지켜본 김광삼(45) LG 1군 투수코치는 구단을 통해 "치리노스는 메이저리그 선수 때도 봐왔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공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았다. 현재 몸도 너무 잘 만들어왔고 가지고 있는 성향이나 마인드도 상당히 좋아 보여서 잘 해줄 것 같다. 나 또한 치리노스가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코치의 말처럼 치리노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받던 투수였다. 2017년 마이너리그에서 올해의 투수상을 받은 치리노스는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트렌드 중 하나였던 고속 싱커를 장착한 선수 중 하나로서 탬파베이 오프너 전략의 핵심과 같았다. 주로 선발로 등판해 최고 시속 158㎞의 고속 싱커를 뿌리며 3~4이닝을 압도했고 그의 뒤로 수많은 투수가 등판해 승리를 매조지었다. 그 결과 탬파베이는 치리노스가 풀타임을 뛴 2019년부터 꾸준히 월드시리즈에 도전하는 강팀이 됐고, 2020년에는 실제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기도 했다.

탬파베이가 월드시리즈 진출로 기뻐한 그해, 치리노스에게는 악몽과 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데뷔 때부터 오른쪽 팔에 피로 문제로 부상자 명단에 다녀오더니 2020시즌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2022시즌 간신히 복귀하긴 했으나, 2023년 15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4.02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치면서 통산 75경기 20승 17패 평균자책점 4.22, 356⅓이닝 283탈삼진을 기록했고, 100이닝을 소화한 건 2019년 단 한 시즌뿐이었다. 수술 복귀 후 최근 빅리그 3년간 소화한 이닝은 고작 122이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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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요니 치리노스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그러나 조금씩 회복과 재활을 반복하면서 과거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싱커의 평균 시속은 92.7마일까지 올라왔고, 2024시즌 트리플 A에서 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하며 21경기 10승 6패 평균자책점 3.66, 110⅔이닝 92탈삼진을 마크했다.

LG는 치리노스의 회복세에 배팅했고 지난해 11월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LG 구단은 "치리노스는 낮은 코스의 제구력이 좋고, 싱커와 스플리터가 뛰어난 땅볼 유도형 투수"라면서 "효율적인 투구 수 관리가 가능한 투수로 많은 이닝도 기대한다"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렇듯 슬럼프를 극복한 이유로 꾸준한 훈련과 딸의 탄생을 이야기했다. 치리노스는 구단을 통해 "난 경기장 밖에서도 최대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유지하려 한다. 항상 존중과 바르게 살고자 하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다. 술/클럽 등을 좋아하지 않아서 평소에도 좀 차분한 성격이다. 야구 외에 개인적인 취미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자동차 관련 영상을 보는 걸 좋아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슬럼프를 겪는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신 신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그 힘든 시기에 딸이 태어났는 데 많은 힘이 됐었다. 그 시기를 계기로 삼아서 나 자신을 끝까지 믿고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했던 부분이 컸다"며 "훈련과 운동하는 자체를 많이 좋아해서 운동에만 집중하고 슬럼프에 빠졌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것이 슬럼프를 극복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일어선 치리노스는 새로운 팀 LG와 함께 풀 시즌 10승 이상과 우승을 목표로 했다. 그는 "항상 시즌을 시작할 때 최소 10승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개인적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하고 싶고,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해서 내년에도 LG와 계속 함께하고 싶다. KBO에서도 올해의 투수상을 받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부터 최종 목표인 우승을 위해 선수들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시즌이 시작되면 팬분들이 경기장에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내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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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계약한 요니 치리노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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