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찬원 /사진제공=KBS |
이찬원은 어린 시절 다수 방송에 출연하며 '트로트 신동'으로 활동하며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우수상,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이후 2020년 TV조선 경연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3위 하며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편의점', '메밀꽃 필 무렵', '참 좋은 날', '서울 사람들', '풍등', '하늘 여행' 등 타이틀곡으로 활동했다. 특히 '하늘 여행'은 이찬원에게 지상파 음악방송 첫 1위를 안겨준 곡이다.
그는 가수 활동 외에도 KBS 2TV '불후의 명곡', '옥탑방의 문제아들', '하이엔드 소금쟁이', '셀럽병사의 비밀' 등과 JTBC '톡파원 25시', SBS '과몰입 인생사' 등 다수 예능 프로그램에서 MC를 맡으며 자기 능력을 뽐냈다. 이찬원의 MC 능력은 지난해 12월 '2024 KBS 연예대상'을 통해 인정받았다. 그는 역대 남자 최초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KBS 연예대상' 대상의 여운을 충분히 즐긴 이찬원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스타뉴스와 만났다. 이날 그는 밝은 미소와 함께 2024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2025년을 그렸다.
가수 이찬원 /사진제공=KBS |
이찬원은 확실히 20대 끝자락에 섰지만, '미스터트롯' 출연 이후 약 5년간 MC로서 자리매김했다. 앞장서서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조언받거나 공부하기도 했을까. 그는 "'불후의 명곡'을 예로 들자면 대본을 받고 3~4시간 정도 공부한다. 어떤 프로그램은 출연자 정보만 인지해도 되지만, 또 어떤 프로그램은 정보를 공부해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조언을 정말 많이 구했다"라고 고마워했다.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은 방송인 김성주, 신동엽, 김준현, 장성규 등 '전문 MC'라 불리는 이들이었다. 이찬원은 " '미스터 트롯'을 처음 시작할 땐 (김) 성주 형이었다. 나도 그런 방송인이 되고 싶어서 조언을 구했고, 성주 형도 날 칭찬해주더라"며 "또 '불후의 명곡' MC (신) 동엽이 형도 그렇다. 또 대기실 토크를 함께 진행하는 (김) 준현이 형에게도 배웠다. 처음에 내게 '하고 싶은 걸 다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정말 다 했다. 그렇게 3년 정도가 흘렀고, (대기실 토크는) 준현이 형이 만들어 준대로 어떠한 틀이 정착된 거 같다"라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또한 "'톡파원 25시'를 함께 하는 (전) 현무 형에게도 시시때때로 물었다"라며 "(김) 종민이 형한테는 방송에 임하는 태도를 배웠다. (장) 성규 형도 항상 따뜻한 말을 해주셨고, 대상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연락을 주셨다"라고 전했다.
◆ "'불후의 명곡', KBS 장수 프로그램 MC 부담 있었지만..."
가수 이찬원 /사진제공=KBS |
그는 "처음 '불후의 명곡'을 들어왔을 당시, 이미 10년을 넘긴, KBS 대표 프로그램이었다. 장수 프로그램에 들어오면 어쩔 수 없는 부담감이 있다. 론칭하는 프로그램보다 더 부담이다. 이미 프로그램 정체성이 분명하고, 그 안에 이찬원이 들어온 거다"라고 과거를 돌아봤다. 이어 "이 가운데 준현이 형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러니 얼마나 고맙게 다가오겠나. 사실 내가 대기실 토크했을 때 실수했을 때도 있었을 거고 미숙했던 때도 있었을 거다. 이걸 다른 방식으로 풀어 방송으로 만들어 주셨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불후의 명곡'은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뿐만 아니라 3년 연속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KBS 내에는 '불후의 명곡' 뿐만 아니라 '아침마당', '우리말 겨루기', '1박 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장수 프로그램이 많다. 그중에서 팬층이 두꺼운 프로그램도 다수를 이룬다. 이 가운데 '불후의 명곡'이 3년 연속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쾌거를 얻었다.
이찬원은 "항상 '최고의 프로그램상'으로 '1박 2일'과 '불후의 명곡'이 언급되는 거 같다"라며 "3년 연속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받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청자분들이 잘 봐주기 때문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에서 사실 가장 힘든 건 가수 분들이다. 종일 촬영한다고 해도 가수분들은 MC 보다 몇 시간 혹은 하루를 더 준비하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후의 명곡'의 주인공은 가수분들"이라고 응원했다.
이찬원도 가수이기에, '불후의 명곡'을 진행하면서도 무대에 오르고 싶을 때가 있을 터이다. 그는 "나도 가끔 올라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MC와 가창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그래서 아마 제작진분들이 저를 배려해주셔서 (동시에 하지 않는 것 같다) 특히 난 좋아하는 아티스트분들이 무대에 나오면 정말 같이하고 싶다"라며 "난 조항조 선배님을 좋아한다. 타이틀 곡뿐만 아니라 정말 아무도 모를 법한 수록곡도 모두 알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조항조 출연 당시를 떠올리며 "예전에 출연하셔서 인사를 드리러 간 적이 있는데 '찬원아 네가 왜 안 나왔냐'라고 하시더라. 너무 아쉽다고 하셨다. 또 작가님이 얘기해주시길 조항조 선배님을 섭외했을 때 '찬원이가 내 노래를 불러줬으면 한다'라고 하셨더라. 정말로 '조항조 특집'에 나가게 되면 내가 우승할 자신 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미트' 단톡방 여전히 활발..10주년 콘서트하고 싶죠"
가수 이찬원 /사진제공=KBS |
그는 "이해를 못 한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우리 엄마는 '남들은 다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넌 왜 트로트냐' 였다. 어릴 때 유명하던 아이돌 팀들이 있지 않나.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카라, 원더걸스. 우리 학교 모든 학생이 아이돌을 좋아하는데 나만 트로트를 좋아했다. 그냥 아이돌을 좋아하고 버즈, 이기찬, 이수영을 좋아하면 되는데 난 현숙을 좋아했다"라며 "내가 트로트를 좋아하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워낙 아버지가 트로트를 좋아하셨고, 난 3~4살 때부터 '네 박자'를 듣고 자랐다. 또 할머니와 함께 지내다 보니 더 좋아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악도 오랜 시간 들으면 질리게 되고, 좋아하는 일도 직업이 되면 실증나기 마련이다. 이찬원에게 이런 순간은 없었을까. 놀랍게도 그는 트로트에 대해 단 한 순간도 확신을 버린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이찬원은 "난 늘 트로트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서른이 된 이 순간도, 단 한 번도 트로트에 확신이 없던 적이 없다. 아버지가 반대하셨을 때도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 TV만 나오지 않았던 것뿐이지, 과거에도 지방에서 공연을 많이 했었다"라며 "노래하는 게 좋아서 공연하러 다녔다. 그땐 정말 10만 원, 20만 원 받으면서 했고 레크리에이션 강사도 했었다. 2019년도에 군대를 제대하고 '미스터트롯'을 지원했다. 정말로 지원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 같았다. 그렇게 살아왔다"라고 자부했다.
이찬원이 출연했던 '미스터트롯'은 대성공을 거뒀고 톱 10안에 올랐던 가수들은 모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때 이찬원은 임영웅, 영탁,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과 함께 '미스터트롯' 톱 7로 불리며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마치 아이돌 그룹처럼 함께 했던 그들은 시간이 흐르고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찬원은 "지금이랑 비교해보면 다들 많이 못 만나고 있다. 각자 활동들이 바빠서 자주 못 보는 게 아쉽다. 우리 단톡방은 여전히 활발하다. 생일 기념일, 앨범, 콘서트, 방송 등 어디 들어가고 진행되는 걸 알면 다들 축하해준다"라며 "같이 활동했을 때는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순간들이다. 정말 10주년 콘서트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여전한 우정을 드러냈다.
2025년,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2024년을 잘 마무리했던 그는 앞으로도 또 달릴 예정이다. 이찬원은 "올해는 가수로도, 방송인으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어떤 걸 하겠다고 정해지진 않았으나 열심히 하고자 한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