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지난달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스1 |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트레이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올해로 빅리그 6년 차가 되는 로버트는 통산 467경기에서 타율 0.267(1796타수 480안타), 88홈런 245타점 266득점, 69도루, OPS 0.790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꾸준히 화이트삭스의 중견수 자리를 지키면서 골드글러브(2020년)와 실버슬러거, 올스타(이상 2023년)에 선정됐다.
건강만 하다면 실력은 확실하다. 145경기에 출전했던 2023년에는 타율 0.264 38홈런 80타점 90득점 20도루 OPS 0.857을 기록했다. 심지어 단 68게임에만 나왔던 2021년에도 타율 0.338, 13홈런으로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3.6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다만 결장이 잦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60경기 단축시즌인 2020년을 제외하고 로버트는 100경기 이상 출전한 것이 2시즌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지난해에는 정확히 100게임에 나와 타율 0.224 14홈런 35타점 47득점 23도루 OPS 0.657로 부진했다.
그래도 로버트는 내년 연봉이 1500만 달러고, 2026년과 2027년 구단 옵션이 각각 2000만 달러가 있는데, 2023년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저렴한 계약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지난해 시즌 도중 좌완 선발 개럿 크로셰, 우완 불펜 마이클 코펙과 묶여 LA 다저스로 갈 트레이드 매물로 언급되기도 했다.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AFPBBNews=뉴스1 |
지난해 개막전부터 꾸준히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이정후는 부침도 있었지만 한때 11경기 연속 안타(4월 8일 샌디에이고전~4월 21일 애리조나전)를 기록했다. 5월 8일 콜로라도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3안타를 터트리며 조금씩 감을 올리고 있던 중이었다.
하지만 5월 13일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중견수로 출전했으나, 1회 초 2사 만루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큼지막한 타구를 잡으려다가 펜스에 부딪혀 교체됐다. 경기 후 그는 어깨의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으로 인한 어깨 탈구(Dislocated Shoulder) 진단을 받았고, 결국 6월 초 스포츠의학의 대가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 하에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아웃됐다.
결국 이정후의 빅리그 첫 시즌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10볼넷 13삼진,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 0.641의 성적으로 끝났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가 로버트를 알아봤다는 건, 자칫 이정후가 자리를 옮기는 시나리오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정후의 자리가 이른바 '철밥통'은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이정후는 지난달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뉴시스에 따르면 그는 "몸 상태는 이제 완벽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시범 경기는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로, 우선은 미국에 가서 야외 훈련을 빨리하려고 한다"며 "지난해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더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는 경험이 없는 상태로 가 자신감만 있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차분해서 좋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보여주고 싶은 의욕을 잘 컨트롤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다쳤을 때도 파울 타구에 맞아 이틀 못 나갔다가 다시 나간 경기에서 다쳤다"며 "안 다치고 한 시즌을 다 뛰는 게 목표다. 최근 2년 동안 다쳐서 많은 경기에 못 나섰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출전하고 싶다. 또 좋은 순위로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정후가 지난달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