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
김광현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캠프에서 첫 불펜 피칭을 가졌다.
주장으로서 캠프 분위기를 밝고 즐겁게 유도하며 선수단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김광현은 이날 김광현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총 30구를 던졌으며 전체적으로 다양한 구종과 몸 상태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
첫 불펜 피칭을 마친 김광현은 구단을 통해 "오늘은 첫 불펜 피칭이라서 투구 시 몸 상태를 점검하는데 중점을 뒀다. 70~80% 정도로 투구하면서 팔 상태가 괜찮은 지 체크했다. 전체적으로 아픈 곳은 없었고 괜찮았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올해에는 반드시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LG에서 투수 코치를 역임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SSG에 합류한 경헌호 투수 코치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늘 광현이 같은 경우에는 워낙 스스로 잘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컨디션 체크만 했다. 아픈 곳이나 불편한 곳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경은이 같은 경우엔 우리 팀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선수인데 오늘 던지는 걸 보니 몸을 너무 잘 만들어왔고 공이 제일 좋았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몸을 다 잘 만들어 온 것 같고 특히 고참 선수들부터 시작해서 어린 선수들까지 누구 하나 빠짐없이 잘 준비해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유독 마음가짐이 남다른 김광현이다. 2007년 SK(SSG 전신) 1차 지명으로 입단해 메이저리그(MLB) 시절을 제외하면 모두 한 팀에서만 뛰며 통산 170승을 거둔 대투수다. 우승 반지도 5개나 꼈지만 지난해엔 아쉬움이 컸다.
시즌 초반부터 여름까지도 김광현만의 투구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9월 5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ERA) 3.08로 반등했고 12승(10패)을 챙겼음에도 시즌 ERA는 4.93으로 MLB 시절까지 합쳐도 최악의 수치를 남겼다.
투구를 하는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
KT 위즈와 치른 5위 타이브레이커도 잊을 수 없었다. 당시 김광현은 팀이 3-1로 앞선 8회 구원 등판했다. 정공법은 아니었지만 김광현의 풍부한 가을 경험에 이숭용 감독은 믿음을 보인 것인데 결과는 뼈아팠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고 결국 SSG는 그렇게 시즌을 마쳐야 했다.
김광현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 중"이라며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팀과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해답을 찾고 있다. 캠프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부침도 있었다. 김광현은 낮은 코스에 주로 투구를 하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는 스타일이고 주무기인 슬라이더 또한 존 하단으로 향하게끔 던지며 삼진 혹은 범타를 유도하는데 지난해엔 존 상단에는 콜이 후했던 반면 하단에는 다소 야박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2025시즌엔 ABS 스트라이크 존이 하향 조정된다. 신장이 180㎝인 선수를 기준으로 존이 1㎝ 가량 낮아지는 셈이다. 실감하긴 어렵지만 미세한 차이에도 민감한 투수들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나 낮은 공을 주로 던지는 투수들에겐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스트라이크 존이 공 한 개 낮아지면 투수들이 유리하게 느낄 수 있다"며 "물론 어떤 결정이든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 새 시즌. 우선은 몸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게 가장 반갑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베테랑으로서 성적으로 중심을 잡는 것이다. 결국 김광현이 살아야 SSG도 산다.
투구 후 힘겨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