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새 외인 투수 로젠버그가 1일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2번째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키움의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30)는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애리조나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키움 스프링캠프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지난달 29일에 이어 두 번째로 오른 마운드였는데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구단에 따르면 첫 번째 피칭에서는 80% 강도로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총 30개의 공을 던졌다. 첫 피칭인 만큼 무리하지 않고 컨디션 점검에 집중했다. 이어 두 번째 피칭에서는 조금 더 강도를 높이고, 투구 수도 40개로 늘렸다.
두 번째 피칭을 마친 로젠버그는 "컨디션은 매우 좋다. 첫 번째 피칭 때는 많은 스태프가 지켜보고 있어 긴장 됐지만, 오늘은 편안한 마음으로 던졌다"며 "컨디션 점검에 중점을 뒀던 지난 피칭 때와 달리 오늘은 실전이라 가정하고 상황에 맞는 구종과 코스를 생각하며 던졌다. 남은 기간 루틴에 맞춰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로젠버그의 피칭을 지켜본 이승호 투수코치는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 두 차례 피칭 모두 안정적인 제구를 보여줬다.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배터리를 이룬 포수 김건희 역시 "아직 많은 공을 받아 본 건 아니지만 컨트롤이 좋다. 캠프 기간 호흡을 잘 맞춰 가겠다"고 전했다.
로젠버그(오른쪽)가 선수단 사이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그러나 키움의 선택은 예상 외였다. 김혜성(LA 다저스)까지 이탈한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를 2명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택했고 새 외국인 투수 로젠버그를 택하는 파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각각 삼성과 KT로 향한 후라도와 헤이수스가 그대로 키움에 비수를 꽂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로젠버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키움 출신 야시엘 푸이그, 삼성에서 뛰었던 루벤 카디네스와 함께 로젠버그를 영입하며 총액 8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를 투자했다.
로젠버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좌완투수로 201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 받았다. 이후 5시즌 동안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활약했다. 2021년 LA 에인절스로 이적,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최근까지 LA 에인절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될 만큼 기량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불펜 피칭하는 로젠버그(왼쪽).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키움은 "로젠버그는 최근까지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선수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아줄 적임자다. 2024시즌 여러 국내 투수들이 선발로 투입돼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동시에 성장한 모습도 보여줬다"며 "스프링캠프를 통해 국내 투수들 중 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점검해 로젠버그를 중심으로 선발진을 구축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내 투수들에게도 기회가 생긴 만큼, 동기부여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 이를 계기로 젊은 투수들이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로젠버그의 어깨가 무겁다. 하영민과 함께 든든히 중심을 잡아주며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는 것이다. 설 당일인 지난달 29일엔 한국의 명절을 처음 경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로젠버그는 "설은 한국에서 가장 의미 있는 명절이라고 들었다. 특히 떡국을 먹으면 1살을 더 먹는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며 "제기차기와 줄넘기도 정말 재밌었다. 하는 방법을 몰라 어리둥절했지만 동료들과 함께 웃고 즐기다 보니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로젠버그 외에도 하영민, 원종현 등 캠프 참가 투수들 모두가 두 차례 이상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설을 맞아 떡국을 먹고 있는 로젠버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