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 옷을 입은 돈치치(왼쪽)와 르브론 제임스의 합성 사진. /사진=ESPN 공식 SNS 갈무리 |
ESPN, CBS 스포츠 등 다수 미국 매체는 2일(한국시간) "댈러스 매버릭스가 유타 재즈, LA 레이커스와 관련된 충격적이고도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돈치치를 레이커스로 보내고 데이비스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ESPN에 따르면 직전해 올 NBA 퍼스트 팀에 선정된 선수가 시즌 도중 서로 트레이드되는 일은 미국 프로농구 역사상으로도 최초의 사례였다.
충격 그 자체인 삼각 트레이드의 세부 내용은 이렇다. 일단 레이커스는 댈러스로부터 돈치치, 막시 클레버, 마키프 모리스를 받는다. 대신 댈러스는 데이비스와 맥스 크리스티 그리고 202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다. 유타는 레이커스로부터 제일런 후드-쉬피노를 영입하고 LA 클리퍼스와 댈러스의 2025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얻는 조건이었다.
앤서니 데이비스(왼쪽)와 루카 돈치치. /사진=ESPN 공식 SNS 갈무리 |
슬로베니아 국적의 돈치치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애틀랜타 호크스에 지명됐으나, 곧바로 마크 큐반 댈러스 구단주가 트레이드로 데려와 댈러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과 올-루키 퍼스트 팀에 선정된 돈치치는 2년 차부터 지난해까지 매 시즌 올스타와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렸다. 2023~2024시즌 득점왕과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MVP를 수상하는 등 댈러스의 자랑이자 NBA 슈퍼스타로 군림했다.
돈치치의 반대 급부가 된 데이비스의 이름값도 만만치 않다. 데이비스도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뉴올리언스 호네츠에 지명된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이후 레이커스로 트레이드돼서도 기량은 여전해서 올 NBA 퍼스트 팀 4회, 올스타 10회, 올 디펜시브 퍼스트 팀 3회 등 수많은 족적을 남겼다.
충격적인 건 이번 트레이드가 댈러스가 먼저 나선 것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돈치치가 구단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띄운 것도 아니었다. 두 사람 모두 올 NBA 퍼스트 팀에 해당하는 슈퍼스타는 맞지만, 6살의 나이 차에 아직 돈치치의 기량이 절정에 다다른 상태여서 댈러스가 먼저 나설 트레이드는 아니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댈러스 시절 루카 돈치치. /AFPBBNews=뉴스1 |
CBS 스포츠는 "특히 댈러스가 충격적이다. 돈치치는 2018년 NBA에 입성한 후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경기당 평균 28.6득점, 8.7리바운드, 8.3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에서 톱5 안에 드는 선수로 꼽힌다. 이정도의 선수들은 강제로 떠밀지 않는 한 거의 트레이드되지 않는다. 마크 스타인에 따르면 돈치치가 요청한 트레이드도 아니었다"고 경악했다.
이후 댈러스 구단의 입장과 잇따른 미국 현지의 분석에 따르면 직접적인 이유는 돈치치의 워크 에식과 형편 없는 수비였다. 돈치치는 그동안 식단 조절과 컨디셔닝 등 몸 관리에 있어 꾸준히 문제가 나왔다. 돈치치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경기 도중 종아리를 다친 후 아직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데 이 역시 워크 에식과 관련돼 있다는 게 댈러스 구단의 생각이다.
또한 꾸준히 지적받는 수비 역시 팀을 파이널 우승으로 이끌기는 어렵다고 판단됐다. 니코 해리슨 댈러스 단장은 "우승을 위해선 수비가 필요하다. 수비에 대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춘 '올 디펜시브 센터'의 영입은 우리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줄 것"이라며 "지금은 물론 미래에도 우승 가능한 팀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로써 올 시즌 서부 컨퍼런스 5위에 머물고 있는 레이커스는 르브론에 돈치치라는 막강한 공격진을 갖추게 됐다. CBS스포츠는 "이제 레이커스에 있어 르브론이 은퇴하면 구단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 돈치치는 향후 10년 동안 프랜차이즈의 얼굴이 될 수 있는 젊은 슈퍼스타"라고 강조하면서 "르브론이 매일밤 트리플 더블을 할 수 없지만, 돈치치가 곁에 있어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두 사람이 불러올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