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이 2일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에서 퍼트를 준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김주형은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2000만 달러)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4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중간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캠 데이비스(호주)와 함께 공동 4위를 마크했다. 2라운드에 이어 단독 선두를 지킨 건 셉 스트라카(오스트리아)로 16언더파 200타, 김주형에 2타 차 앞서 있다. 충분히 역전 우승이 가능한 위치다.
김주형은 2022년 윈덤 챔피언십과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했고 2023년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무관에 그쳤지만 시즌 초반부터 빼어난 샷감을 바탕으로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많은 버디만큼 보기도 속출했다. 궂은 날씨 속에 정상적인 플레이가 쉽지 않았고 김주형은 오히려 공격적인 플레이로 위기를 이겨냈다.
김주형이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5번 홀(파3)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결국 한 타를 잃었던 김주형은 6번 홀(파5)에 이어 7번 홀(파3)에서도 날카로운 샷감을 앞세워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특히 7번 홀에선 95m 거리에서 7번 아이언을 잡고 낮은 탄도의 컨트롤 샷으로 바람을 뚫어내는 기지를 발휘해 감탄을 자아냈다.
9번 홀(파4)에서 한 타를 잃으며 전반을 마감한 김주형은 11번 홀과 14번 홀(이상 파4)에서도 버디를 낚아 반등했다. 14번 홀(파5)에서 295m 티샷을 날리고도 3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는 실수 끝에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15번 홀(파4)에서 환상적인 아이언샷과 예리한 퍼팅으로 버디를 낚아 공동 2위로 떠오른 김주형은 17번 홀(파3) 보기를 범한 데 이어 18번 홀(파5)에서도 세컨드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위기에 빠지는 듯 했으나 완벽한 탈출로 홀 옆에 붙인 공을 그대로 버디로 마무리하며 갤러리들의 박수를 자아냈다.
김주형도 악천후에 고개를 저었다. PGA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주형은 경기 후 "7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서는 건 조금 고통스러웠다"며 "어제는 54도 웨지를 쳤고 오늘은 7번 아이언을 잡았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5~10번 홀은 재미가 없었지만 그 홀들을 정말 잘 통과했고 덕분에 마지막을 강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주형이 퍼팅 경사를 침착하게 읽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김주형은 "이 날씨는 선수들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줬다"며 "68타를 쳤지만 사실 61타를 친 기분이다. 그럼에도 더 좋은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들이 있고 그만큼 이 선수들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준다"고 감탄했다.
최종 라운드는 진정한 실력 대결이 될 전망이다. 김주형은 "비도 안 오고 바람도 없는 날씨이기에 내일은 낮은 스코어를 기록해야 한다"며 "다만 그걸 생각하기보다 고개 숙이고 내 경기를 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나의 과정 뿐이고 그게 내가 생각할 전부"라고 강조했다.
김주형을 제외한 다른 한국 선수들은 부진했다. 김시우(30)는 중간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 21위, 임성재(27)는 6언더파 210타 공동 37위에 올랐다. 안병훈(34·이상 CJ)도 4언더파 212타로 공동 52위에 그쳤다.
2주 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정상에 오른 스트라카는 시즌 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처음 출전한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만 7타를 줄이며 15언더파 201타로 셰인 로리(아일랜드)와 공동 2위에 위치하며 선두 스트라카를 한 타 차로 바짝 쫓았다.
김주형이 18번 홀에서 높은 탄도의 환상적인 벙커샷을 날리고 지켜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