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도노반 스미스. /사진=양정웅 기자 |
스미스는 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 소닉붐과 2024~2025 KCC 프로농구 4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나는 맥가이버 칼 같은 선수다. 팀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부터 하겠다"고 밝혔다.
신장 207cm의 장신 자원인 스미스는 미국 퀴니피액 대학교를 졸업하고 스페인,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리그와 필리핀 리그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올해 필리핀에서는 12경기에서 평균 40분을 소화, 30.3득점 11.9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필리핀 리그 자체가 득점이 많이 나오는 편이긴 하지만, 3점슛 성공률도 30%를 넘기며 빅맨으로서는 높은 수치를 보여줬다.
이에 KCC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KCC는 2옵션 외국인 리온 윌리엄스가 무릎 부상으로 인해 대체자가 필요했고, 최근까지 필리핀에서 뛰고 있던 스미스를 선택했다. 지난달 27일 KCC와 계약한 그는 비자 발급 후 2일 경기를 앞두고 KBL에 정식 등록됐다.
전창진 KCC 감독은 스미스에 대해 "다 좋다. 괜찮다"며 호평을 내렸다. 그러면서 "박스 안에서 수비를 관심 깊게 봐야 한다"고 말한 전 감독은 "슈팅력이 있는 친구다"면서도 "처음 와서 하는 거니까 자제하고, 박스 안에서 플레이 해보다가 슈팅 시도하라고 할 것이다"고 했다.
KCC 도노반 스미스. |
한국에 와서 본 KBL은 어땠을까. 스미스는 "좋은 리그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농구가 얼마나 적용될지 나도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KBL만의 특징에 대해서는 엉뚱하게 "심판이 카메라를 달고 있는 게 신기하다"고 말한 그는 "보고 있는 게 찍히고 있어서 정직하게 봐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스미스는 KCC와 계약하기 전 한국 무대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KCC에서 뛰었던 한국 국가대표 출신 라건아(미국명 리카르도 라틀리프)였다. 필리핀 리그에서 라건아를 상대 선수로 만났다는 스미스는 "바로 물어봤다. 오기 전에 물어봤는데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낮에는 30℃를 넘기는 필리핀에서 뛰다가 한겨울인 한국에 오게 된 스미스. 그는 "필리핀은 워낙 따뜻해서 반팔을 입고 다녔는데, 한국은 많이 춥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추운 편인 시카고 출신인 그는 "시카고가 한국보다 더 추워서 크게 춥다고 느끼진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KCC에서 스미스는 1옵션 외국인 캐디 라렌의 백업으로 나서야 한다. 그는 "몇 분을 뛰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코트에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그는 "나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대화를 해보니까 라렌의 마인드가 너무 좋다"며 "잘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경기에 나서면 호흡을 맞춰야 하는 이호현이나 캘빈 에피스톨라 등 가드진에 대해서도 "슛도 있고 패스도 좋고 빠르고, 똑똑하게 경기 운영을 한다"고 평가했다.
KCC 도노반 스미스. |
이제 본격적으로 KBL 무대에 뛰어야 하는 스미스는 자신에 대해 "스위스 아미 나이프(맥가이버 칼) 같은 선수"라고 설명하며 "내외곽 공격과 수비, 블록, 패스 등 다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칼뿐만 아니라 가위, 톱, 오프너 등 다양한 기능이 있는 맥가이버 칼처럼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KCC는 현재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정규리그 5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비해서는 초라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는 최선이었다. 스미스는 "최대한 해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게끔 할 것이다. 그러면 작년처럼 우승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고 목표를 밝혔다.
스미스는 2일 경기에서 1쿼터부터 첫 선을 보였다. 긴장한 듯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면서 그는 8분 51초 동안 4득점 1리바운드 1블록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직 시즌이 20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빠른 적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