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오른쪽)에게 스웨그 체인을 걸어주는 매니 마차도. /AFPBBNews=뉴스1 |
마차도는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팬 페스트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대체로 이번 오프 시즌과 관련한 질문이 오고 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김하성 등 FA 선수들에 관한 것이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마차도는 샌디에이고가 이번 오프시즌 김하성과 태너 스콧 같은 선수들을 FA로 보내고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에 실망스럽다는 걸 인정했다"고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오프 시즌 FA가 된 주축 선수들을 모두 놓쳤다. 지난해 72경기 9승 6패 1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로 활약했던 스콧은 4년 7200만 달러(약 1050억 원)에 라이벌 팀 LA 다저스로 향했다. 지난해 24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39를 마크한 프로파도 애틀랜타와 3년 4200만 달러(약 612억 원) 규모의 FA 계약을 맺고 떠났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하성과 이별은 결정적이었다. 김하성은 지난달 30일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약 418억 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앞선 선수들과 달리 샌디에이고 담당 기자 A.J.캐서벨은 김하성 이적 직후 이례적으로 "그만큼 팬들에게 사랑받은 샌디에이고 선수를 본 적이 없다. 매 순간 전력을 다하는 김하성의 플레이 스타일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하성. /사진=MLB.com 공식 SNS 갈무리 |
마차도 역시 김하성의 그런 허슬 플레이를 사랑하는 선수 중 하나였다. 마차도는 김하성이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면 본인이 제작한 체인 목걸이를 걸어주며 반기는 등 절친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만큼 허탈한 마음도 컸다. 마차도는 "구단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실망했냐고? 그렇다. 핵심 선수들을 다른 곳으로 보낸 것에 조금은 실망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집토끼 단속도 안 되는데 대형 FA를 잡아 올 수 있을 리가 없다. 샌디에이고는 일본인 선수들이 있어 유리한 환경을 갖췄음에도 '최대어' 사사키 로키(24)를 라이벌 팀 LA 다저스에 빼앗겼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에이스 딜런 시즈의 트레이드설도 떠돌고 있어 팬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샌디에이고가 적극적인 영입을 하던 최근 몇 년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던 피터 새들러 전 구단주의 사망 때문이다. 새들러 전 구단주가 2023년 말 별세한 후 샌디에이고 살림은 선수단 연봉 지급을 위해 대출받을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구단 소유권을 두고 새들러 전 구단주의 형인 존 새들러 현 구단주와 피터의 아내 쉴 새들러가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내부적으로도 시끄럽다. 이에 마차도는 "구단주 가족 간 소유권 분쟁은 우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 난 여전히 새들러 가족과 가까우며 이 문제가 곧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클럽하우스는 여전히 피터가 세웠던 청사진을 실행에 옮기고 싶어 한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