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정우영(왼쪽)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정우영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꾸린 2025 LG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LG 구단에 따르면 정우영은 지난달 31일(한국 시각)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LG 구단에 따르면 이날 정우영은 투심 패스트볼 13개, 커브 2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지난달 26일 실시한 첫 불펜 피칭에서 정우영은 15개의 공을 던졌다. 그리고 두 번째 불펜 피칭에서는 80%의 강도로 공을 뿌렸다.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2.8㎞, 평균 구속은 140.1㎞가 나왔다. 지난 시즌보다 팔 높이가 올라가 제구력이 안정됐으며, 전반적으로 공의 움직임이 좋았다는 평가다.
가평초-강남중-서울고를 졸업한 정우영은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은 1억원.
정우영은 LG에 입단하자마자 당시 류중일 감독의 신임 속에 주축 불펜으로 활약했다. 입단 첫해인 2019시즌에는 56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마크했다. 결국 이런 맹활약을 바탕으로 그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021시즌은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커리어 최다인 70경기에 출전해 7승 3패 2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2.22의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65이닝 동안 43개의 안타를 내줬는데, 홈런은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언터처블'이었다. 결국 2021시즌을 마친 뒤 연봉도 1억 8000만원에서 1억원이나 인상된 2억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22시즌에도 정우영은 2021시즌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비시즌 기간 체중 증가에 힘을 썼다. 직전 시즌 체력 저하를 느낀 탓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우영은 2022시즌 67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2.64를 찍으며 생애 첫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정우영의 맹활약에 미국 메이저리그도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 특히 정우영의 주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 당시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에 "정우영의 투심은 굉장히 날카롭게 떨어지면서 휘어지는 움직임도 크다. 여기에 구속도 94마일(약 151km) 정도가 나온다. KBO 리그에서 이 정도의 공을 때려내는 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한솥밥을 먹었던 외국인 동료들도 인정했던 정우영이다.
한때 LG에서 함께 뛰었던 아담 플럿코는 "정우영은 슬라이더 하나만 바깥쪽으로 보여줘도,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중간 투수로 통할 것 같다"는 칭찬을 전하기도 했다. 또 미국 매체 팬그래프는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정우영에 관해 "사이드암 슬롯에서 나오는 최고 98마일(약 157.7km), 평균 93~94마일(약 149.7~151.2km)의 투심 패스트볼 움직임이 좋고 가라앉는다"고 분석했다.
LG 정우영이 2019년 11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
LG 정우영. /사진=뉴스1 |
이어 지난 시즌 4월 말에 복귀한 정우영. 다만 아직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 27경기에 등판,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6을 찍었다. 22⅔이닝 31피안타 11볼넷 17탈삼진 15실점(12자책) 2블론세이브 WHIP 1.85 피안타율 0.344의 성적을 거뒀다. 연봉도 삭감됐다. 지난해 3억 2000만원에서 1억 4000만원(43.8%)이 깎인 1억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정우영은 국가대표로도 헌신했다. 지난 3월에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며 나라를 대표해 뛰었다. 이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투수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우영은 "지난 2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것이 나한테 잘 맞지 않는지, 야구와 관련해 헤맸던 부분을 조금 더 명확히 알고 싶었다"며 "나의 야구를 확실하게 정립하고 싶어 일찍 미국에 있는 트레드 에슬레틱스라는 곳으로 가서 훈련했다"고 입을 열었다. 정우영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트레드 애슬레틱 센터에서 겨우내 미리 땀방울을 쏟았다.
그는 "미국 선진 야구를 배우고 싶다고 몇 년 동안 계속 생각했다. 우리 코치님들도 잘 가르쳐 주시지만, 야구 본토에서는 어떤 방향성을 가르쳐주는지가 궁금했다. 트레드라는 곳을 SNS를 통해서 1년 동안 봤는데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 지난해 말 훈련소를 다녀와 잠실에서 2주 정도 몸을 만들고 바로 이동해 트레드에서 6주 정도 훈련했다. 구속은 최고 92마일(148㎞)까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정우영은 "첫 면담을 할 때, 단기적으로 100퍼센트의 단계를 올려 결과를 내기는 힘들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내가 다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폼을 찾고, 나의 잘못된 생각들을 고쳐 나가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결과를 얻어가는 것보다, 여기서 배운 것을 통해 계속 고쳐 나갈 수 있는 부분 위주로 배웠다. 지금도 피드백을 받으며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올해 정말 잘해야겠지만, 완전히 잘했던 그때로 바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점차 좋았을 때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과 함께,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 구위와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을 찾는 게 첫 번째"라면서 "2년간 힘든 시기를 같이 보냈음에도 아직 내게 기대를 해주는 분들이 많아 감사드린다. 이제는 좋았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서 팬분들이 야구 볼 때 불안함 없이 편안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사이드암으로 활약했던 정우영은 아직 젊다. 향후 LG는 물론, 한국 야구의 10년 이상을 책임질 소중한 자원이다. 과연 정우영이 2025시즌 기적의 부활 드라마를 쓸 것인가. LG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우영(가운데)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정우영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