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영빈(왼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
'호부지' 이호준(49) 현 NC 다이노스 감독이 3년 전 LG 트윈스 1군 타격코치 시절 이영빈(23·LG)을 두고 한 말이다.
이영빈은 대전동산초(대전중구리틀)-충남중-세광고 졸업 후 2021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다. 드래프트 당시부터 제2의 오지환으로 주목받았다. 입단 후 첫 2년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결국 국군체육부대(상무)를 통해 병역의 의무를 먼저 수행했다.
1군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을 뿐, 입대 전부터 될성부를 떡잎으로 여겨졌다. 2022시즌 퓨처스리그 21경기에서 타율 0.363(80타수 29안타) 1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7로 잠재력을 보여줬고, 이호준 감독은 그 이유로 훈련에 임하는 태도와 성실성을 꼽았다. 직접 본 것도 있었으나, 워낙 주위에서 들려오는 이야기가 많았고 그 중 이영빈이 단연 으뜸이었다.
당시 이호준 감독은 스타뉴스에 "각 팀에 나중에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법한 유망주가 한두 명 있을 텐데 이런 친구들이 LG에서 특히 많이 보인다"면서 이영빈, 문보경, 이재원, 송찬의(이상 LG), 이주형(키움 히어로즈)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중에서도 이영빈의 이름은 수 차례 언급하면서 "가끔 훈련하면 도망가는 선수도 있는데 (이)영빈이는 정말 열심히 한다. (LG) 선배들도 인정한다"며 "훗날 LG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한 바 있다.
이영빈이 유격수 수비 훈련을 하는 모습. |
하지만 전성기를 달리던 팀에 두꺼운 내야 뎁스로 인해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와 2루수에는 오지환과 신민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LG 역시 이영빈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외야수 아르바이트까지 시켰으나, 신통치 않았다.
결국엔 오지환의 뒤를 이을 유격수로 성장하는 것이 LG에 있어 최고의 시나리오다. 3루수 문보경-유격수 오지환-2루수 신민재-1루수 오스틴 딘으로 입대 전부터 오히려 내야의 벽은 더욱 단단하고 높아졌다. 백업으로는 구본혁(28)이 있으나, 이제 30대 중반이 된 오지환의 뒤를 이을 후보는 되도록 많으면 좋다.
다행히 이영빈의 내야 수비에 대한 현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빠른 손놀림과 손목 힘은 차기 유격수가 되기 부족함이 없다. 관건은 통산 0.223에 불과한 타격인데 1군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며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정립하는 것이 1순위 과제로 꼽힌다. 2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비해 1군에서는 3시즌 간 163경기 323타석으로 기회가 너무 없었다.
염경엽(57) LG 감독도 이영빈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 잘 알고 있다. 지난달 신년회에서 육성을 강조한 염경엽 감독은 "야수 쪽에서는 이영빈, 송찬의, 구본혁, 김범석, 이주헌 등이 올 시즌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것 같다"며 주목할 유망주에 이영빈의 이름을 넣었다.
주전 라인업이 확고한 가운데 염경엽 감독과 LG가 어떻게 기회를 마련할지, 이영빈은 그 기회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어필하고 성장할지 팬들의 시선이 2025시즌을 향해 쏠리고 있다.
이영빈(왼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