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캠프에서 훈련 중인 조형우(왼쪽)와 이율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프로 4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조형우(23)가 또 다른 포수이자 1라운더 신인으로 크나 큰 기대를 받는 이율예(19)를 향해 메시지를 건넸다. '팀 리모델링'이 모토인 SSG 랜더스의 포수 왕국 건설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2019년 이후 리그 정상급 포수는 SSG 랜더스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이야기가 됐다. 이후 5시즌 동안 우승도 이뤘지만 포수 포지션은 아쉬움이 컸다.
2025시즌은 다를 것이라는 희망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릉고 포수 이율예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고교 2학년부터 18세 이하(U-18) 대표팀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한 될 성 부른 떡잎이었던 이율예에게 SSG는 계약금 2억 2000만원을 안겼다.
마무리캠프에서 이율예를 경험한 SSG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율예는 내년에 바로 1군에서 쓸 수 있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깐깐한 일본인 배터리 코치들 사이에서도 이견 없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게임 리딩 면에서 놀라워했다"며 "최근 고졸 신인 포수가 바로 1군에서 뛰어도 된다는 평가를 받은 건 전 구단 통틀어서도 김형준 정도가 떠오른다. 김형준이 뛰어난 어깨와 장타 툴 등 종합적인 부분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면, 이율예는 포수 수비 전반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베로비치 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이숭용 감독.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이숭용 감독은 베테랑 7명에게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장거리 비행에 대한 부담감 등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다. 베테랑 포수 이지영과 김민식은 일본 가고시마로 향했다. 더불어 더 많은 젊은 선수들을 1군 캠프에 데려갔고 여기엔 신인 이율예와 조형우, 신범수까지 포함됐다.
더 기대가 되는 건 함께 경쟁할 또 다른 쟁쟁한 포수가 있다는 점이다. 이 감독은 "(조)형우도 타격에서 많이 업그레이드가 됐다. 누가 될지는 몰라도 (경쟁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1년 2차 1라운드로 SSG 유니폼을 입은 조형우는 아직은 수비 측면에선 충분히 주전급으로 평가를 받지만 아직까진 타격에서 다소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베로비치 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신인 포수 이율예. /사진=SSG 랜더스 제공 |
조형우는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과감하게 타격 자세를 수정했고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어 이율예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
앞서 만난 조형우는 절박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율예까지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에서 "조급함은 당연히 있다. 저도 모르게 연차가 많이 쌓였다"며 "이젠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하고 잘해야 하는 때"라고 강조했다.
타고난 파워가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고 기존 레그킥을 활용하던 자세에서 토스텝을 활용하게끔 바꿨다. 파워가 줄어드는 걸 느꼈다면서도 "정확히 맞으면 충분히 멀리 보낼 수 있다. 일단 좋은 타구가 나와야 장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시키고 있다.
그동안 선배들과는 경쟁을 펼쳤던 조형우에게 이율예의 등장은 신선한 자극과 동기부여가 된다.
베로비치 캠프에서 포수 훈련을 하는 조형우. /사진=SSG 랜더스 제공 |
다치지 않는 선에서 모든 걸 쏟아 붓겠다는 조형우는 "팀이 필요로 해서 경기에 나갈 수밖에 없는 그런 선수 되고 싶다"며 "다른 수치보다는 항상 경기수가 목표다. 경기수에 모든 의미가 담겨 있다. 이 팀에 제가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고 느끼게끔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순히 잘할 경우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론이 아니다. 향후 SSG를 이끌 포수를 키운다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이들에게 충분한 출전 기회를 주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형우를 조금 더 썼으면 올 시즌에서도 믿고 더 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게 스스로 부족하고 흔들렸던 부분"이라는 이 감독은 "(이)지영이 활용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형우가 됐든 신인 율예가 됐든 또 (신)범수가 됐든 지영이의 기용을 시즌의 반 정도, 많게는 100경기 정도로 최소화할 수 있게끔 믿고 기용해 볼 생각이다. 센터 라인이 중요하고 자리를 잡아줘야 하니까 하나하나 더 과감하게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형우는 이율예와 정정당당한 경쟁을 예고했다. "많이 잘해서 나 좀 많이 자극해 더 잘할 수 있게 해달라"며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의식을 하면서 계속 선의의 경쟁을 하며 둘 다 아주 큰 성장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조형우가 바뀐 타격 자세로 훈련에 나서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