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현진, 故 오요안나 /사진=MBC, 故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
배 의원은 지난 2008년 11월 MBC에 입사해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를 7년간 맡아왔다. 2012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의 '170일 파업'에 참여했다가 103일째에 노조를 탈퇴, '뉴스데스크'로 복귀했으나 최승호 사장이 선임된 2017년 12월 7일 방송을 끝으로 앵커직을 내려놨다. 2018년 3월 결국 MBC에서 퇴사했다.
이후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던 당시 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생각이 든다"라며 장문의 글을 적었었다.
배 의원은 "저는 2012년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앞 뒤 없는 정치파업에 동의 못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라며 "감히 '어리고 연차 낮은 여자 아나운서' 주제에 말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배 의원은 "그 뒤 제게 양치 컵을 안 쓴다며 '못 배웠냐'라고 부모의 가정교육을 운운하더니 '양치대첩' 소설로 돌연 민주투사가 된 고참 선배와 숟가락 얹어본다고 중년의 나이에 낯부끄러운 '피구대첩'을 퍼뜨리며 뒷걸음질로 '부장' 타이틀을 쥐어 잡은 한 중년 남자 아나운서의 절박한 2017년을 회상한다"라며 "여기에 얹혀 보신을 꾀한 이들은 더 많다. '대세'라는 이름으로"라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뉴스 준비하며 굵은소금을 맞고 북과 꽹과리로 위협하는 때 굿에 깜짝 놀랐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여태 몸서리친다. 퇴근길 차량 보닛에 올라와 뛰며 집 지하 주차장 기둥에 숨어 카메라로 뭐든 찍어보려던 그들을 회상한다. 이 정부를 세운 부역자들은 자신의 선명성을 위해 불과 한 줌의 조직 내 소수였지만 소명감으로 일터에 남은 동료들을 타격하며 '대세'라는 미명으로 요란하게 과시했다. 이 세계의 최고존엄 민주노총은 그렇게 무시무시했다. 죄는 부메랑처럼 돌아간다 하기에 그저 지켜보며 그전에 회심하고 반성하길 기대한다. 결국 누구든 뭘 했든 이 땅에서 국가 생존의 희비를 함께 겪어야 할 동시대의 미생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충격적인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에 배현진 의원은 4일 뉴스1에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사태에 대해 "MBC에서 퇴사하면서 한 얘기가 있다. 겉으로 보면 번지르르한 가정집인데 심각한 가정폭력을 자행하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사내에 도움을 청할 기구가 없냐"라는 질문엔 "쉬쉬한다. MBC의 사내문화는 굉장히 대학 동아리처럼 인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중에 누가 맘에 안 들면 굉장히 유치하고 폭력적인 이지메(집단 괴롭힘)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배 의원은 "사내 전반에 그런 문화가 있다. 누가 괴롭히는 걸 묵인하고 용인하고 쉬쉬하는 문화"라면서 "MBC의 나쁜 사내 문화"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회사(MBC)는 유족이 (오요안나 씨가 MBC 관계자에게 피해 내용을 털어놓은) 녹취도 있다고 했는데 왜 방지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오요안나는 작년 9월 세상을 떠났으나, 이로부터 3개월 뒤에 부고가 알려졌다. 고인 휴대전화에선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고, 여기엔 MBC 기상캐스터 동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인은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