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호버그 심판. /AFPBBNews=뉴스1 |
미국 야후 스포츠는 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친구와 야구 도박에 베팅한 계정을 공유한 혐의를 받는 팻 호버그 심판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호버그는 2026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복직 신청을 할 수 있다.
매체에 따르면 호버그 심판은 포커 선수인 친구와 스포츠 도박 계정을 공유했다고 한다. 본인은 "야구에는 베팅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고, 실제로 해당 계정의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야구 경기에 돈을 건 적은 없었다고 한다. 또한 승부조작의 낌새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관계자, 그것도 가장 공정해야 할 심판이 스포츠 도박에 연루됐다는 자체가 문제가 될 사건이었다. 여기에 사무국의 조사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메시지를 삭제하면서 증거 인멸을 저지른 사실도 드러났다.
사무국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기간 호버그 심판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빅리그 경기에서 심판을 보지 못했던 그는 결국 5월 말 사무국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항소에 나섰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결국 최근 해고가 확정됐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조사 결과 호버그 심판이 야구 경기에 베팅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사실도 없었다"면서도 "스포츠 도박 계정을 공유한 그의 잘못된 판단, 그리고 포커 선수가 야구 경기에 베팅했다는 것과 메시지를 삭제한 부분은 가장 엄중한 징계(해고)를 내릴 충분한 이유가 됐다"고 지적했다.
본인은 고개를 숙였다. 호버그 심판은 "사무국이 말한 '판단 오류'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은 항상 높은 기준 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내 행동은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야구 경기에 돈을 걸지 않을 것이다.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을 것이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는 지난해부터 도박과 관련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지난해 3월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도박 스캔들에 연루됐고, 마이클 켈리, 투쿠피타 마르카노, 호세 로드리게스 등 많은 메이저리거들이 야구 도박에 연루돼 최대 영구제명 처분을 받았다.
2014년부터 심판 일을 시작한 호버그는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정확한 판정을 내리는 심판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단 한 개의 스트라이크 판정도 틀리지 않으면서 '퍼펙트'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실수로 인해 10년 동안 쌓아온 명성을 날리게 됐다.
2022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팻 호버그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 평가. /사진=X(구 트위터) Umpire Scorecards |